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경제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춘제로 2주간 휴장했던 중국 증시는 3일 개장하자마자 8.7% 폭락했다. 이 여파로 코스피도 사흘 연속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세계 경제의 충격 규모가 1600억달러(191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사스 사태 당시 경제 피해 규모인 400억달러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 주말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보다 10% 안팎으로 감소했고, 관광객 감소로 숙박업과 외식업도 얼어붙었다. 이로 인해 대구와 경북지역 경제도 엉망이다.

중국내 부품공장의 생산차질로 쌍용차가 가동을 중단하고 현대차도 일부 부품이 떨어지면 일시 생산라인을 멈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구경북 자동차부품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공장가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직격타를 맞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의 경우 지난해 수출액이 20여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근로자 수도 2015년 10만2천240명이었으나 지난해 11월에는 8만6천815명으로 9만 명 선이 붕괴했다. 공장 가동률은 68.2%로 2000년 이후 최하이며, 고용률은 전국평균보다 낮은 61.1%를 기록했다. 여기에다 신종 코로나의 등장으로 지역경제는 암울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세계 각국의 신종코로나 대응수준이 높아지면서 국경을 폐쇄하거나 항공기 이동제한 조치들이 이뤄지면서 인적 교류가 모두 중단되고 있다는 점이다. 관광업계의 타격이 심각하다. 지역 여행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직후인 지난달 28일 오전부터 중국, 동남아권 여행 예약 취소 문의가 속출했다. 업체별로 예약 취소율이 90~100%에 달했다. 업계는 “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 때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는 반응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종식 시점을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가뜩이나 어려운 때 코로나 쇼크가 장기화 한다면 기업 활동 차질은 물론 소비 위축이 불가피하다. 행사 취소가 잇따르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꺼리고 있다. 소비활동이 멈춘 듯 하다. 이럴 때일수록 지차제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자체는 수출, 제조, 유통 등 분야별 중장기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역 기업들의 부품과 자재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인명 피해 없이 감염증 확산을 막고 사태를 조기에 마무리 짓는 일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지역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총체적 대책도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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