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심 대구대학교 교수

봄을 기다리는 마음 낙엽활엽수림 아래 작고 노오란 복수초와 만났습니다.
얼었던 대지를 녹이며 긴 겨울을 깨고 피어나는 첫 풀꽃
그들이 전하는 메세지는 ‘장수와 만복기원’입니다.

꿀벌들이 윙윙 날아듭니다. 하지만 아직은 벌들의 날개짓도 서툰 2월이지요.
그들은 봄이 채 닿기도 전에 와서 봄꽃들이 만개하는 사월이면 열매 맺습니다.
그래서 한 시절 잠깐 피고 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발아하여 꽃이 되기까지는 5-6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인고의 시간을 따라 우리에게 온 자연인 것이지요.

어느 시인은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고 했습니다.
한 꽃이 온다는 것도 마찬가지. 실은 어마어마한 일인 것이지요.
꽃 피우기 위해 5-6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낸 복수초의 일생이 다녀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활짝 핀 사진 속 개체들은 빛이 없는 저녁이 되면 꽃잎을 접습니다.
꽃잎을 접지 않은 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이미 수분이 완료되었다는 신호이지요.
빛이 드는 아침이 되면 복수초는 다시 피어, 강추위 몰아치는 날에도 추위 아랑곳 하지 않고 꽃잎을 펼쳐 수분을 시도합니다. 그렇게 겨울속의 봄이 피어나지요.
자연의 경이로움 앞에 뭉클함이 밀려듭니다.

석양빛도 넘어간 시간
함께 갔던 벗님이 휴대전화 후레쉬를 켰습니다.

그대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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