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혁 포항 서울성모의원 원장

TV나 인터넷 등의 여러 매체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식생활의 특징은 칼로리는 넘쳐나지만 미네랄이나 비타민이나 각종 영양성분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실내 생활이 길어지게 되었는데, 이럴수록 우리에게 더욱 모자라게 되는 비타민 영양소가 있는데 바로 비타민D다.

비타민D는 햇빛으로부터 피부에서 합성할 수 있는 유일한 비타민이다. 비타민D는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은 중년, 노년에게 부족할 수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비타민D 결핍 환자가 2010년 약 3천명에서 2014년 약 3만1천명으로 4년 새 약 10%가 늘어났다. 연평균 증가율도 7.9%나 된다.

비타민D는 주로 연어나 계란 노른자, 간 등에 소량씩 존재하지만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는 것은 10%정도에 그친다. 주로 햇볕을 통해 피부에 있는 콜레스테롤로부터 합성되기 때문에 90%정도는 햇볕이 결정한다. 따라서 실내 생활이 많은 요즘 가장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가 바로 비타민 D라고 할 수 있다.

비타민D의 주된 역할은 칼슘이나 인의 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이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중요한 뼈나 근육 건강, 치아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비타민D는 우리 몸의 신경과 근육의 기능 유지를 위한 칼슘 공급에 관여한다. 또 뼈의 주요 성분인 인산칼슘을 만들기 위해 칼슘 및 인의 사용을 조절한다.

근래의 연구에서 주목되는 것은 비타민D가 면역력에도 관여한다는 점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의하면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자가면역질환 환자에게서 비타민D가 유독 감소돼 있었다는 결과를 발표하며 비타민D는 몸에 들어온 유해물질을 파괴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를 활성화시켜 면역력을 향상시킨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한 대한의사협회지 논문에서는 비타민D가 세포성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해 암 예방 효과가 있으며, 특히 대장암과 유방암의 경우 비타민D 혈중농도가 높을수록 암의 위험이 낮았다는 보고가 있다. 암환자가 면역력을 유지하려면 비타민D 30ng/ml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 연구팀은 과거에 발표된 17개의 연구를 토대로 비타민D와 대장암의 관계를 살폈다. 분석 인원은 대장암 환자 5706명을 포함해 총 1만2천813명이었다. 그 결과, 비타민D 농도가 권장량보다 낮은 사람은 대장암 발생 위험이 31% 높았다. 반대로 비타민D 수치가 충분하면 대장암 위험이 22% 낮았다.

또한 비타민D는 행복감을 높이는 세로토닌 호르몬 합성에 관여해 우울감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미국 조지아 대학의 연구를 통해, 겨울철 우울증의 직접적인 원인이 비타민D 부족이라고 밝혀진 바 있다.

그렇다면 관건은 적절한 체내 비타민D의 유지이다.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비타민D는 햇볕을 쬐는 것으로 피부에서 충분하게 생성된다. 자세하게 말하자면 비타민 D는 피부 세포에 있는 7-디하이드로콜레스테롤이 햇빛 중의 자외선을 받아 형성된다. 특히 자외선은 파장이 긴 것부터 작은 순으로 UV-A, B, C로 나뉘는데 그 중 중간 영역인 UV-B(280-320nm)가 프로비타민 D를 비타민 D로 전환시키는 과정에 필요하다. 피부에서 합성된 비타민 D는 혈액을 통해 간으로 이동해 식사 때 섭취한 비타민 D와 합쳐진 후, 간과 신장에서 산화되어 1,25-디하이드록시 비타민D(활성형)가 된다.

연구에 의하면 북위 33도~38도에 위치한 대한민국의 일조량에서 충분한 비타민D를 햇볕을 쬐는 것으로 피부에서 생성하려면 맑은 날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 주 3회 이상 한번에 20분 정도 쬐어야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비타민 D는 햇볕을 쪼인 후 약 2~3개월여가 지난 뒤 합성이 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자외선에 의한 피부노화와 피부암의 발병이다. 자외선B는 자외선 A에 비해 홍반 발생 능력이 1000배정도 강하다. 자외선 강도는 자외선지수(UV index)에 의해 알 수 있는데, 한여름에는 자외선지수가 매우 높은 수준인 10인 날도 흔하며, 자외선 지수가 3 이상이면 자외선차단이 필요하다고 권장되어진다. 자외선 A는 피부 속 진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로 광노화나 색소침착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며 자외선 B의 경우 피부에 직접 닿을 경우 일광화상이나 기미, 주근깨 등의 색소 문제를 일으킨다.

이러한 자외선은 피부 수분을 증발시키고, 콜라겐 섬유와 엘라스틴 섬유를 파괴해 피부 주름을 늘리고 노화를 앞당기는 원인이 된다. 그 결과로 피부는 건조해지고 거칠며 굵고 깊은 주름이 나타나며, 기미, 지루각화증, 유두종, 각화세포종 등의 양성종양과 광선각화증 등의 암전구증 및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악성흑색종 등과 같은 악성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햇볕을 대신할 차선책으로 비타민 D 영양제를 섭취하거나 음식이나 영양제로 흡수율이 낮은 비타민 D를 체내로 직접 주입하는 비타민D 주사를 3개월에 한번 씩 맞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꼭 필요한 영양소이지만 현대인들에게 여러 가지 이유로 결핍되기 쉽고, 충분하게 만들기 위해서 피부노화 등을 감수해야 하는 비타민D가 여러분에게도 결핍되어 있는지 가까운 병원을 찾아 검사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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