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

유월을 호국보훈의 달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유월은 현충일을 제외하고는 호국보훈의 달을 알 수 있는 행사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매스컴에서 호국보훈의 달이라고 알리고 있기는 하지만 가정의 달인 5월과 비교하면 사회단체에서도 행사가 극히 적으며, 지자체나 기업의 경우도 그러하다.

몇 년 전만해도 유월이면 가족들이 국립묘지를 찾아 향을 사르고 꽃을 놓고 가는 가족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이제는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와서 참배를 하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묘비를 닦으며 기도를 하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1년 내내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는 묘소도 많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쓸쓸한 것은 똑같이 전사했으면서도 국립묘지에 묻히지 못한 학도병이라는 이름의 군번 없는 용사들이다. 학도병 중에는 고등학생들이 많았다. 조국을 지키겠다고 외국에서 달려와 지원한 교포학생들도 있었다고 한다. 학도병들은 일반 군인과 똑같이 조국과 부모형제들을 지키기 위하여 싸우고 장렬하게 전사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국립묘지에 안장되지도 못했으며, 전사해도 그들의 유가족들에게는 특별한 혜택도 없다. 그들에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전쟁의 역사에 조차도 이름 한 줄 남기지도 못했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존재하고 있는 것도 자신의 목숨을 나라위해 바치며 싸우다 돌아가신 분들의 숭고한 정신 때문이다.

그분들의 거룩한 살신성인의 호국정신 덕분에 전쟁의 폐허를 딛고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호국영령을 기리는 정신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 듯하다.

포항의 용흥동 탑산에는 학도의용군 전몰충혼탑이 시내를 내려다보며 있다. 그들을 기념하기 위한 전승기념관도 마련되어 있다. 다가올 현충일에는 학도병들의 넋을 기리고 고마움에 보답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충혼탑에 꽃 한 송이 바치고 겨레를 위해 산화하신 호국영령들의 명복을 비는 것 마땅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E.H.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역사의 절대적 의미는 시간의 연속성에서 찾을 수 있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은 현재까지도 남아 대한민국을 든든히 지지해 주고 있는 것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충혼탑이나 무명용사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각 가정에서는 현충일에 빠짐없이 태극기를 달고, 소중한 목숨과 거룩한 희생에 예의를 표하는 하루가 되도록 해야 한다.

포항시도 호국보훈의 정신을 함양하고자 현충일 행사를 비롯한 태극기 달기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것은 작은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움직임이 하나의 씨앗이 된다면 머지않아 큰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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