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홍구 시인

   
▲ 소파 방정환

   
▲ 박춘근 수필가

세상에서 귀하고 귀한 것은 사람이라는 허홍구 시인의 세상 읽기를 이어갑니다.
‘시로 그린 인물화’, ‘잡초’, ‘사랑하는 영혼은 행복합니다’ 등 여러 시집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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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아이들의 선한 모습 자꾸 보고 싶다.
꾸미지 않은 순수한 몸짓과 웃음소리도 듣고 싶다.
내 자식을 키울 때는 몰랐는데 할아버지가 되고나니
내 손자 손녀가 아니라도 바라보면 귀엽고 아름답다.
보기만 해도 눈부시고 신비롭고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하다.

우리들의 미래! 나라의 미래! 어린이날이 있는 5월이다.
어린이날은 아이들 손잡고 소풍가고 노는 날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랑하고 보살펴주는 마음의 다짐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팽팽한 마음 / 튀어 오르는 몸 /
그 샘솟는 힘은 / 어디에서 오는 것이냐 /

김광규 시인의 ‘오래된 물음’이라는 시 구절이
세종로 교보빌딩 바깥 유리창에 큰 펼침막으로 걸려있다.
참으로 신비로운 것이지만 그 까닭은 너무나 간단하다.
사랑하고 보살펴주면 놀랍고 신비한 힘이 생긴다.
그것은 오직 사랑으로만 가능할 것이다.

어린이는 물건과 같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한사람의 인격체로 사랑해주고 보살펴주어야 한다.



◇소파 방정환◇

개혁과 혁명을 꿈꾸며 살다간 33세의 짧은 생애!
어린이 운동으로 나라의 미래를 준비했던 독립운동가
불꽃처럼 반짝이며 뜨겁게 살다간 작은 거인이었다.

누구보다도 어린이의 인권을 보호하고자 했던 인물
“제발 어린이를 때리지 마십시오”라고 당부를 했으며
미래의 희망 “어린이를 부탁한다”는 유언을 남겼다

어린이는 꿈과 사랑으로 선물 받은 우리의 아들 딸
어떤 부모라도 물건처럼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사랑하고 보살펴야 한다.

오월이면 선생이 사랑한 어린이들 잔치가 펼쳐지고
두 손을 흔들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목소리 들리고
사랑하는 맘 부모들의 얼굴에도 흐뭇한 웃음꽃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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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 말씀 잊지 않고 있습니다.

푸른 달 5월입니다
산과 들은 파릇파릇 점점 더 생명의 빛으로 물들어 갑니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가정의 날, 부부의 날
그리고 근로자의 날, 입양의 날, 성년의 날 등등
우리에게 그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뜻 깊은 달입니다.

어릴 적 할머님이 들려주시던 흥미진진한 옛날이야기
어머님이 자식들에게 늘 하시던 당부의 말씀들
하늘처럼 높아보였던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의 자상한 가르침
“사나이가 비겁하게 살면 안 된다” 하시며 단호하게 말씀하셨던
엄하고 무서웠던 아버지의 말씀은 아직도 내 가슴에 새겨져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그 해답은 먼저 살아온 어른들의 가르침에 있었다.
흥사단 활동을 통하여 일찍 익히고 배운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씀은
내 삶의 길라잡이가 되어 늘 날 되돌아보게 하고 성찰하게 했다.

우리는 점점 더 나이가 들어가면서 여러 곳 여러 사람으로부터
많은 충고와 격려와 가르침을 받아가며 살아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잊혀지지 않은 가르침은 어릴 때 어머니의 말씀이며,
초등학교 선생님 말씀이며, 날 혹독하게 나무라며 충고해주던 말씀이다

나는 내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에게 무슨 말을 남겨야 할까?



◇어머니◇

“야야!
차 조심하고
밥 제때에 먹고 다녀라.”

어머님 살아생전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내게 하셨던 말씀이다.

나는 오늘도 무사하고
제때에 밥 먹었다
어머니의 말씀 덕분이다
고맙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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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와 존경과 사랑의 5월입니다

5월에는 무슨 날들이 왜 이렇게도 많은지요?

5월 1일은 노동절이라 불렀던 근로자의 날입니다.
연이어서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처님 오신 날, 스승의 날
가정의 날, 5·18민주화 기념일,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등
감사와 존경과 사랑의 달 5월을 멋지게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목숨 걸고 일하시는 근로자의 인권과 안전이 보장되고 있는지?
노력하신 만큼의 보람 있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어떠하신지요?

보호받고 사랑받아야 할 어린이들의 보육은 안전하나요?
존경받아야 할 스승은 혹 스스로 부끄럽지는 않나요?
부부의 날, 가정의 날을 정해놓으면 행복한 부부가 되나요?

무슨 의미 있는 날이 아니라도 누군가와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서로에게 큰 기쁨이 되고 행복이 되리라 믿습니다.

어렵고 힘들 때는 벗들과 이웃은 사랑이요 행복입니다.
진한 농담과 재치 있는 웃음을 선사하는 벗을 소개합니다.



◇박춘근◇

격식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인물은 소중하다

예전에는 입산하여 김천 직지사에 머물렀다가
종단의 중요 직책을 가졌지만 오래전에 버렸고
얽매이지 않는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자유인이다

굽이치는 강물이듯 머뭇거리지 않고 나아가는 길
때로는 천 길 낭떠러지에 떨어지기도 하였으리라

앞뒤를 따지지 않고 내달리는 물길처럼 흐르다가
가끔은 걸음을 멈추고 제 맘 다스리는 저 사나이
선승이 따로 없는 듯 텅 빈주머니가 더 자유롭다

때때로 허튼소리로 우리를 실망시키기도 하지만
자신의 발자취를 스스럼없이 드러내어 펼쳐놓고
웃기고 울리는 재치와 농담은 맛있는 즐거움이다
늘그막에 이 만큼이라도 가까운 벗이 또 있겠는가

*수필가, 한국무궁화연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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