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군 신한울 원전 1호기가 천신만고 끝에 정상 가동하게 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지난 9일 신한울 원전 1호기 가동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지난해 4월 시공을 마친 최신 한국형 원전(APR1400)이 15개월 만에 그것도 8시간의 마라톤 논의 끝에 ‘조건부 가동’으로 결정됐다.

당초 신한울 1호기는 2018년 4월 상업운전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주 지진 등으로 운영허가가 3년 가까이 지연돼 오다 지난해 11월부터 원자력안전위원회 보고안건으로 상정돼 무려 13차례 회의 끝에 이번 제142회 심의에서 승인됐다.

이번 승인은 사업자인 한수원이 2014년 12월 운영허가를 신청한 지 약 80개월만이다. 신한울 1호기는 우리나라 27번째 원전이 됐다.

원안위는 이날 신한울 1호기 허가를 내주며 원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에 운영 허가를 위한 4가지 조건을 부가했다.

그동안 신한울 1호기는 피동촉매형수소재결합기(PAR) 안전성 문제와 테러·재해 위험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운영 허가가 미뤄졌다. 신한울 1호기는 지난해 4월 시공을 마친 한국형 원전(APR1400)으로 발전용량은 1천400MW급이며 설계 수명은 60년이다.

신한울 1호기 운영 허가가 결정 남에 따라 한수원은 오는 14일 최초 연료 장전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단계별 출력을 높이면서 약 8개월간 시운전 시험을 통해 최종 검증에 나서 이르면 내년 3월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한울 1호기가 상업운전에 들어가면 연간 발전량은 899만8535㎿h로 경북지역 연간 전력소비량의 약 23%를 생산한다. 연간 발전수익은 5400억원으로 추산된다.

당초 2015년 수립된 7차 전력수급 계획에 따르면 신한울 1호기는 2018년 4월, 신한울 2호기는 2019년 2월에 상업 가동을 개시했어야 했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갈수록 에너지 수요가 전력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차가 빠르게 보급되고 가스레인지 대신 인덕션 등 가전제품의 사용도 급증 추세다. 4차 산업혁명이 일상화될수록 전기에너지 수요가 폭증한다. 값싸고 편리한 전력의 안정적 공급은 더욱 중요한 시기다. 신한울 1호기는 주요 부품 국산화를 통해 기술자립을 이뤄낸 사례다. 이번 1호기 가동은 원전수출 홍보에도 기여할 것이다.

그런 만큼 이미 지어진 신한울 2호기도 최대한 빨리 가동해야 한다. 2호기도 원안위 결정과 시운전을 거치면 빨라야 내년 말에나 가동이 가능할 것이다.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면 이미 지어진 원전의 가동을 늦출 이유가 없다.

문제는 늦출수록 경제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사실이다. 한수원 자료에 따르면 신한울 1호기, 2호기 운영허가 순연에 따른 1일 사업비 증가금액만 약 11억원에 이를 정도다. 더욱이 국내 24기 원전 중 가동중단 중인 7기의 정비기간이 터무니없이 길어지면서 올여름 전력수급 불안도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밝혔듯이 대한민국은 원전 수출국이다. 2호기 가동은 물론 중단된 3·4호기 건설도 재개하는 게 정상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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