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철규 부국장(상주 담당)
경전하사(鯨戰鰕死)는 고래 싸움에 새우가 죽는다. 강한 자 끼리의 싸움에서 약한 자가 끼어 있어 아무런 관계없는 약한 사람이 피해를 입는다는 뜻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라는 속담을 한역으로 경투하사(鯨鬪鰕死)라고도 한다. 17세기 후반 조선 문인 홍만종(洪萬鍾)이 완성한 순오지(旬五志)에는 당시 사용하던 속담 130여 종이 실려 있다.

얼마 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를 정부에 반환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청와대에서 기르던 풍산개들을 문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직접 키우는 게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신임 대통령의 이런 양해에도 불구하고 퇴임한 문 전 대통령에게 풍산개를 위탁할 법적 근거가 명문화되어 있지 않아서 대통령기록관장의 재량권으로 문 전 대통령 측과 위탁계약을 맺었고 사후 시행령을 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 했다는 게 대통령기록관의 설명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행정안전부가 마련한 시행령 개정안은 대통령기록관의 설명을 뒷받침한다. 행안부가 지난 6월 입법예고한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 개정안은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 6조의3의 '3항'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어찌됐건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르다가 정부에 반환한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 는 광주 우치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지난 12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 산하 사업소인 우치공원 관리사무소는 지난 9일 경북대병원으로 차량과 사육사를 보내 풍산개들을 넘겨받고 광주로 이송했다. 대통령기록물인 만큼 분양이 아닌 대여 형식으로 넘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대표로 있는 ‘프로젝트 다다’에서 문 전 대통령의 반려동물과 일상을 담은 달력 판매를 통해 유기견을 지원키로 한 다는 것이 또 논란이 된 것이다.

전 정권과 현 정권의 고래 싸움에 '곰이'와 '송강'이 등이 터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에 고래들은 부끄러워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편 상주시에서는 전국 최초로 유기동물(유기견) 입양정책 딜리버리 서비스를 지난 2021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입양을 원할 시 직접 유기동물을 입양 희망 시민 집으로 데려다 주고 바로 입양 또는 2주 임시보호 한 뒤 입양을 선택할 수 있다.

입양비는 무료이며 진료비, 미용비, 동물등록비, 펫보험 등 필요한 비용으로 입양지원금을 25만원 지급한다.

전국 지원비용이 10만원이니 15만원 가량을 더 지급하는 것이다. 서비스를 원하는 상주시민은 동물보호관리시스템(www.animal.go.kr)에서 개체를 검색하고 공고번호로 예약하면 데려다 준다는 것이다. 상주시에 한정해 시행하지만 추후 반응이 좋으면 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상주화서휴게소(상주방향)에서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반려동물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반려견들이 쉴 수 있는 반려견 휴게소를 마련해 놀이터와 산책로를 구비해 반려견들의 편안한 여행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경전하사(鯨戰鰕死)의 뜻처럼 아무런 관계없는 약한 사람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한발 앞선 반려견 입양정책을 펴준 상주시에게 고마움을 표하면서 앞으로 더욱 발전된 반려동물정책을 펴 줄 것을 바라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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