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한반도위원회가 18일(현지시간)한국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이를 대비해 관련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핵 공유 논의 틀과 비슷한 '한미 핵 공동기획협의체' 구성 필요성도 거론했다.

현시점에서의 전술핵 재배치·한국의 자체 핵 개발에 반대한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미 최고 싱크탱크가 사실상 전술핵 재배치 논의 시작을 제안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CSIS 산하 한반도위원회는 이날 공개한 '대북정책과 확장억제 제언' 보고서에서 한국을 북핵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확장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는 존 햄리 CSIS 소장,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 등 미국 학계와 전직 당국자 10여 명이 참여했다.

위원회는 우선 "현재 상황에서는 미국의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나 한국의 핵무기 획득 용인은 안 된다"고 못 박으면서도 미래 어느 시점에 저위력(전술) 핵무기를 한국에 재배치할 가능성에 대비해 준비 작업과 관련된 모의(Tabletop) 계획훈련을 실무급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 준비 작업 내용에는 전술핵 재배치에 따른 환경 영향 연구와 함께 미래 어느 시점에 핵무기 재배치 가능성에 대비해 핵무기 저장 시설을 둘 위치 선정, F-16 전투기를 이용한 핵 임무 수행 인증 작업 등 한미 간 모의 계획훈련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또 이스라엘이나 일본처럼 미국의 미사일 조기경보체계를 한국이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에 있는 것과 비슷한 핵 공동기획 협의체를 만들 것도 권고했다.

북한이 핵무기로 한국을 공격하면 주한미군과 한국에 사는 수많은 미국 민간인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미국의 핵우산을 더 신뢰하게 만든다며, 한국과 미국은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확장억제력 강화를 위해 한미일 협력도 중요하다며, 전략자산 운용을 3국 간 조율하는 방안과 대북 3자 협력 채널을 재개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