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격추 명령 발동
정찰 풍선 최초 발견 7일 만에
F-22 스텔스기 대공미사일 발사
낙하 파편 위험 없는 영해서 격추
구조함 등 투입 잔해 수거 나서

中 "국제관례 위반 과잉반응" 반발

미국 정부가 자국 영공에서 발견된 중국 정찰 풍선을 공군 전투기를 동원해 대서양 상공에서 격추했다.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자국 영공에서 발견된 중국 정찰 풍선을 공군 전투기를 동원해 대서양 상공에서 격추했다.연합뉴스

 

4일 미국 사우스캐롤리아나 상공에서 중국의 정찰 풍선으로 의심되는 물체를 미 공군이 격추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4일 미국 사우스캐롤리아나 상공에서 중국의 정찰 풍선으로 의심되는 물체를 미 공군이 격추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4일(현지시간) F-22 스텔스 전투기 등 군 자산을 다수 동원해 자국 영공으로 들어온 중국 정찰풍선을 탐지한 지 일주일 만에 해상에서 격추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날 낸 성명에서 "이날 오후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 북부사령부 소속 전투기가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 영공에서 중국이 보내고 소유한 고고도 정찰 풍선을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브리핑에서 약 6만∼6만5000ft(약 18∼20km) 고도에 있던 풍선을 버지니아주 랭글리 기지에서 출격한 F-22 스텔스 전투기가 이날 오후 2시39분 AIM-9 공대공미사일 한 발로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버스 3대 정도의 크기로 알려진 풍선은 그 잔해가 최소 7마일(약 11km) 반경에 떨어질 수 있어 바다로 충분히 이동할 때까지 기다렸다"며 현재 "잔해를 수거하는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풍선의 잔해와 정찰용 장비 등 정보 가치가 있는 모든 물체를 최대한 수거할 계획이다. 

군 고위당국자는 잔해가 수심 47ft(약 14m)에 위치하고 있어 며칠 내로 구조함을 투입하고 필요시 잠수부와 무인함정도 동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 정부는 풍선의 잔해를 모아 목적과 정보 수집 장비 탑재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 해당 정찰 풍선의 격추명령을 내렸고, 국방부 관계자들은 풍선이 추락해도 인명피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동부해안으로 빠져나가길 기다렸다가 이날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찰 풍선이 격추된 이후 "공군이 성공적으로 정찰풍선을 격추시켰다"며 "우리 비행사들을 칭찬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격추 작전에 앞서 안전 확보 차원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머틀비치와 찰스턴,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윌밍턴 등 동해안 공항 3곳에 항공기 이착륙 중단조치를 내렸다.

이번 격추는 미국이 지난달 28일 풍선을 처음 포착한지 일주일만에 이뤄졌다. 

버스 3대 정도의 크기로 알려진 풍선은 그 잔해가 최소 7마일(약 11km) 반경에 떨어질 수 있어 바다로 충분히 이동할 때까지 기다렸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고위당국자는 지상에 있는 미국 국민이 낙하하는 풍선 파편에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풍선을 성공적으로 격추할 기회를 잡은 것이라며 미군이나 민간인, 민간 항공기나 선박이 입은 피해는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자국 영토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했다고 밝히자 중국 정부는 강력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5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미국이 무력을 사용해 민간 무인 비행선을 공격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과 항의를 표시한다"며"중국은 검증을 거쳐 이 비행선이 민간용이고 불가항력으로 미국에 진입했으며 완전히 의외의 상황임을 이미 수차례 미국에 알렸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 국방부 대변인도 이 풍선이 지상 인원에게 군사적·신변적으로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무력을 동원해 과잉 반응을 보인 것은 국제관례를 엄중히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관련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단호히 보호할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추가 대응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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