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망자 2배 이상 늘어날 수도"

골든타임 지났지만 계속되는 구조
두 살 아기 128시간 만에 구조
20대 여성 매몰 132시간 만에 '햇빛'
일가족 5명 한꺼번에 생환하기도

약탈행위 기승…구조작업도 위협
치안문제로 일부국가 구조팀 철수
에르도안 대통령 "약탈 행위 엄단"

튀르키예 하타이에서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묻혀있던 개를 꺼내고 있다. 지난 6일 시리아와 맞닿은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 7.5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해 지금까지 양국에서 2만5000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튀르키예 하타이에서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묻혀있던 개를 꺼내고 있다. 지난 6일 시리아와 맞닿은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 7.5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해 지금까지 양국에서 2만5000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참사 사망자수가 2만8000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72시간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지만 11일(현지시간)에도 기적 같은 생환 소식이 이어지면서 구조대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카흐라만마라슈 주의 도시 엘비스탄에서 20대 여성이 매몰 132시간 만에 구조됐으며 가지안테프주(州)의 작은 도시 이슬라히예에서는 3세 여아가 131시간 만에 극적으로 살아 돌아왔다.

하타이주(州) 항구도시 이스켄데룬에서는 건물 잔해 속에 있던 두 살배기 아기가 128시간 만에 구조되고 가지안테프주 도시 누르다으에서는 매몰됐었던 일가족 다섯 명이 한꺼번에 구조돼 주변에 감동을 줬다.

카흐라만마라슈의 무너진 아파트 건물에서 70세 여성이 122시간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피해 지역 주민들은 아직도 많은 생존자가 건물 더미에 묻혀있다며 더 많은 구조 인력 투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구조 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실정이다. 장비 부족과 영하권의 날씨 등은 구조 작업은 더디게 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튀르키예 당국과 시리아 인권단체 등의 집계에 따르면 지진 발생 엿새째인 이날 양국의 지진 사망자는 2만8000명을 넘겼다.

튀르키예 사망자가 2만4617명이고, 시리아에서 확인된 사망자가 3574명으로 합치면 2만8191명에 이른다.

실종자 수색이 진행됨에 따라 사망자 수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사망자 수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유엔의 관측이 제기됐다고 12일(현지시간) AFP·AP 통신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유엔 난민기구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만 최대 530만명이 이번 지진으로 집을 잃은 것을 추산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지진은 지진이 덮친 면적, 또 지진 피해지역 거주 인구 등 두 가지 모두 이례적인 수준이어서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지진 발생 나흘 만인 10일(현지시간) 시리아 서북부 알레포 지역 진다이리스 마을의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된 무사 흐마이디(6) 군의 모습. 
 지진 발생 나흘 만인 10일(현지시간) 시리아 서북부 알레포 지역 진다이리스 마을의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된 무사 흐마이디(6) 군의 모습. 


한편 식량 등 생필품이 동나자 지역 파벌간 무장투쟁이 발생, 구조작업이 일시 중단되는 등 구호작업이 더뎌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식량 등 생필품이 동나자 지역 파벌간 총격전까지 발생하기도 하고 빈집을 털거나 상점 문을 깨고 들어가 물품을 훔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는 방송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경찰은 지진 피해를 본 8개 주에서 약탈범 48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구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지만, 일부 구조팀은 불안한 현지 치안 상황으로 철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군 당국은 이날 현지 세력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해 구조팀 82명을 철수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고, 독일 국적 2개의 구조팀도 안전상의 이유로 이날부터 구조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독일 구호팀 관계자는 "튀르키예 당국이 안전을 확보할 때까지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지진 피해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약탈이나 납치 등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은 국가가 등 뒤에서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범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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