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수진 편집국 부국장

▲ 권수진 편집국 부국.

2019년 2월 15일 파이낸셜뉴스 등에 '발렌타인데이에 전교생에게 꽃 선물한 쏘스윗 소년들' 이라는 마음이 따뜻한 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룬 기사가 떴다.

미국 캔자스주 올레이스의 한 중학교에서 세명의 남학생이 교내 모든 여학생과 여직원에게 발렌타인데이 꽃을 선물했다고 보도했다.

이 남학생들은 등교 시간에 "행복한 발렌타인데이, 오늘을 특별하게 느끼기를 바란다"는 말과 함께 분홍색 카네이션을 건넸다.

한 명 한 명 꼼꼼하게 꽃을 전달한 덕에 270여 명의 여학생과 70여 명의 여직원 모두 특별한 선물을 받게 됐다. 이들은 남직원들에게도 꽃을 건넸다.

이벤트를 주도한 학생은 "발렌타인데이에 모든 여성들이 이 날을 특별하게 느꼈으면 좋겠다"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는 발렌타인데이 몇 주 전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하기 위해 교장실을 찾았다. 계획에 합류한 두 소년과 함께 기금을 마련하고 사비를 보태 꽃을 장만했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학교는 행복으로 물들었다.

학교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꽃을 받은 여학생들이 함께 모여 찍은 사진이 게시됐다. 카네이션을 머리에 꽂은 한 소녀는 "예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는 선물을 하나도 받지 못했다. 발렌타인데이가 너무 싫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참으로 착한 마음을 가진 용기 있는 소년의 이야기 이다.

2월 14일은 무슨 날인가? 좋아하는 친구 특히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 등을 선물하는 날 '발렌타인데이'이다. 1990년대 이후 젊은이들 사이에 매달 14일을 기념일로 정해 선물을 주고받는 14일 데이가 유행하고 있다. 그 가운데 특히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가 가장 중요한 기념일로 꼽히며 3월 14일의 화이트데이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달콤한 초콜릿이나 사탕을 선물 받는다면 참 기쁠 것이다.

발렌타인데이의 유래는 3세기(269년)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결혼은 황제의 허락 아래 할 수 있었는데, 발렌타인(Valentine)은 서로 사랑하는 젊은이들을 황제의 허락 없이 결혼을 시켜준 죄로 순교한 사제의 이름이다. 그가 순교한 뒤 이날을 축일로 정하고 해마다 애인들의 날로 기념하여 온다. 이날은 여자가 평소 좋아했던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 허락된다. 주로 사랑을 전하는 매개체는 초콜릿이다. 최근에는 초콜릿 이외에도 자기만의 개성적인 선물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발렌타인데이는 1980년대 중반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유입되었다. 일부에서는 젊은이들의 욕구를 악용하려는 상혼이 빚어낸 그릇된 사회현상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남녀가 특정일을 이용해서 서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것은 그 자체로서 매우 아름다운 일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1년에 무려 50여 개의 ‘데이’가 있다고 한다. 각종 데이, 꼭 챙겨야 할까요?
각종 데이를 챙기는 것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하다.

찬성 쪽 의견은 친구 관계가 돈독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각종 데이를 챙기다 보면 친구 사이의 관계를 끈끈하게 유지할 수 있다. 물론 평소에도 선물과 다정한 말을 주고받을 수 있지만, 특별한 날에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각종 데이를 챙기는 것은 하나의 문화라는 의견이다.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등 각종 데이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기념일을 챙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로 젊은 세대들이의 즐긴다고는 하더라도 하나의 '문화'라는 것이다.

각종 데이를 챙기는 것에 반대 의견으로는 첫째 각종 데이는 쓸데없는 소비를 부추긴다. 각종 데이의 주고받기식 문화로 사람들은 점점 더 욕심을 부리게 되고, 기업은 과대 포장을 함으로써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둘째, 각종 데이를 챙기는 것은 기업의 상술에 놀아나는 것이다.

셋째 각종 데이는 특정 세대에 한정된 문화이다. 대부분의 데이는 젊은 세대만 즐길 뿐 전 세대가 공감하기 어렵다. 또 기념일에 선물을 받지 못한 사람은 소외감을 느낀다는 단점도 있다. 각종 데이를 챙기고 인정하다 보면 칠월칠석, 단오 등 우리나라의 고유한 전통 명절이 잊힐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대표적인 데이는 발렌타인데이뿐만 아니라 화이트데이(3월 14일) 등 매달 14일을 기념일로 정해 선물을 주고받고 있다. 이 밖에도 숫자 1이 네 번 겹치는 11월 11일에 빼빼로를 주고받는 빼빼로데이도 대표적인 데이이다.

수많은 데이 가운데 의미 있는 날도 있다. 2000년대 초 발생한 구제역으로 축산 농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축협에서 3자가 두 번 겹치는 3월 3일을 ‘삼겹살데이’로 정하고 삼겹살 소비를 촉진해 축산 농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한편, 억지로 만들어 낸 이야기로 데이를 지정해 소비자를 현혹하고, 지나친 상술로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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