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런호 상공서 격추된 미확인물체
미사일 첫발 빗나가 ...두번째 맞춰

지난 4일 미군이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자국 영토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미군이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자국 영토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군 F-16 전투기가 자국 영공에서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은 '미확인 비행체'를 한 번에 격추하지 못해 값비싼 미사일 1기를 낭비하는 대굴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마크 밀리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14일(현지시간) 지난 12일 미시간주 휴런호 상공에서 미확인 비행체를 격추할 당시 발사한 첫 AIM-9X 사이드와인더 미사일이 표적을 빗나가 맞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 의장도 빗나간 미사일에 대해 "해를 끼치지 않고 호수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12일 미시간주 휴런호 상공 약 6천m에서 공군 F-16 전투기가 AIM-9 공대공 미사일로 '8각형 구조물'을 격추했다고 밝힌 바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밀리 의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표적을 맞히지 못한 미사일이 아무른 해를 끼치지 않고 호수에 떨어졌고, 두 번째 미사일이 성공적으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군 당국이 이번 격추 과정에서 민간인들을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비행체의 잔해 크기와 미사일의 최대 유효 사거리를 확인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당시는 중국 '정찰풍선' 사태 이후 미국 본토 곳곳에서 비행체가 발견되면서 격추 여론이 높아지고 있었다. 실제로 당국은 이들 비행체를 격추하고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마지막 격추 대상이었던 휴런호 상공 비행체에 '헛손질'을 한 사실은 발표 때 누락시켰다.

대표적인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인 AIM-9 가격은 1기에 최소 40만 달러(약 5억원)에 이른다. 발사되는 모습이 마치 뱀이 꿈틀대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사이드와인더'(방울뱀 일종)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AFP통신은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전투기 파일럿이 포효와 함께 거의 50만 달러짜리 사이드와인더를 발사하던 순간은 (영화) '탑건'보다는 '어이쿠'에 가까웠다"고 썼다.

한편 미 당국은 지난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해안 상공에 이어 10일 알래스카주 해안 상공, 11일 캐나다 유콘 준주 상공에서 중국의 비행 물체를 격추했다. 지난 12일 캐나다와의 접경 지역인 휴런 호수 상공에서 또 다른 고고도 물체를 격추하며, 북미 영공에서 미확인 비행물체가 총 4차례 격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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