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규 부국장(상주 담당)

▲ 정철규 부국장
공명지조(共命之鳥)는 함께 공(共), 목숨 명(命), 갈 지(之), 새 조(鳥) 풀이하면 연기(緣起)적 공생(共生)관계를 망각하고 상대를 공격하다 보면 함께 다 죽는 어리석음을 지적한 말이다. 공명조는 하나의 몸에 머리가 둘 달린 불교 경전 속 상상의 새다. 두 머리의 새는 하나뿐인 몸의 주인이 되려 싸운다. 두 머리 중 하나라도 사라지면 모두 죽게 된다는 사실을 망각한 싸움은‘공명’이 아니라 ‘공멸’을 향한 자살경쟁일 뿐이다.

오늘날과 같이 혼잡한 정쟁과 불안정한 경제 상황 등 다양하면서도 복잡한 어려움 속에서 앞뒤 생각 없이 상대방만 이기려고 하다보면, 상대쪽은 물론 결국엔 본인 자신도 함께 죽는다는 뜻으로 최근 우리 사회를 잘 빗대어 말해 주고 있다.

21세기의 키워드 '세계화'란 국가 간의 상호 의존성이 높아지고 국제 사회가 국경을 초월하여 하나의 ‘지구촌’(global village) 으로 가는 과정을 말한다. 세계화는 개인의 소비 생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 간 교류를 증진하며 상호 의존성을 심화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구촌'이라는 용어도 이로부터 비롯됐다. 이 변화의 흐름에서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는 지금도 심각하다.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나조차도 피부색이 어두운 흑인이나 우리와 다른 외국인을 보면 먼저 어깨를 움츠리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사회는 아노미 현상을 겪고 있다. 아노미 현상의 사전적인 의미는 ‘급격한 사회 변동으로 기존의 규범이 무너지고 새로운 규범이 확립되지 못해 규범이 혼란한 상태’를 말한다. 한국 사회를 오랫동안 지배해 왔던 유교주의, 대가족, 장유유서, 효도, 국가에 대한 충성 등 전통적인 개념들이 요즘 21세기 급격한 변화의 한국사회에서는 설 자리가 점점 잃어 가고 있으며 아직 확고한 무언가가 그 자리를 대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노미 현상’ 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늘날 미래사회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의 모습은 가정에서는 부부 중심의 핵가족화의 확대로 가정의 기능이 약화되고, 급격히 증가하는 이혼율과 미혼모의 증가 및 독신자 가족의 비율증대로 가족 해체 위기를 부추겨 가족공동체 의식이 약화되고 있다.

점점 다원화되는 사회에서 우리는 틀림이 아닌 다름을 차별이 아닌 차이로 포용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다문화 가정은 외국 출신의 결혼이민자 귀화자 배우자 자녀 등과 한국인으로 구성된 가정을 이르는 말이다.

매년 국제결혼 비율이 확대되고 다문화 가정의 학생 수가 증가하는 만큼, 다문화 가정 2세대에 대한 지원과 사회적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제 '지구촌'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이유로 이 나라 저 나라로 옮겨 다니고 있다. 더 이상 한 나라는 단일 민족 국가가 아닌 다문화 사회가 도래 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상주시가족센터는 지난 19일 지역 내 소외계층 학생들의 학업 목표 달성과 행복한 미래 지원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재)상주시장학회에 장학금 200만원을 기탁했다.

상주시가족센터는 모든 가족에게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족복지 전문기관으로서 부모역할교육, 가족돌봄서비스, 다문화가족 정착지원, 가족과 지역사회를 잇는 소통 및 공동체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후원금은 2022 상주 소울푸드 페스티벌 에서 상주시가족센터와 다문화가족이 함께해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다문화 음식부스 운영을 통해 마련한 금액으로 그동안 받은 사랑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자 하는 취지로 기탁했다고 한다.

또 얼마 전 다문화가족 생활수기 공모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된 상주시 외서면 최설매 씨는 지난 11년 동안 어려웠던 한국생활 적응과정을 사례로 발표해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이렇듯 다양한 인종이 함께 사는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 가족이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교육이다. 너와 내가 다른 것일 뿐 틀리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교육이기 때문이다.

지난 3년 코로나19로 지구촌이 잃은 것과 얻은 것을 무엇인가! 마스크 쓰기로 인해 웃음이 사라졌다. 입가의 웃음이 안 보인다. 코로나19 방역용 마스크가 전 세계인들의 웃음을 덮어버렸다. 인류 역사상 처음 있는 팬데믹이다. 그 반대급부로 웃음을 잃어버림으로써 웃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얻게 됐다. 이게, 잃고 얻은 것이다.

이 시간 이후 부터 상주시는 물론 대한민국 방방곡곡(坊坊曲曲)에 공명지조(共命之鳥)의 뜻이 상생(相生)과 공생(共生)이듯 ‘다문화가정’이 아닌 자신들의 이름으로 불리고 ‘혼혈인’이 아닌 한국인으로 불리어 다함께 아름다운 상생(相生)의 꽃을 피우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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