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규 사회2부 부국장(상주 담당)

세답족백(洗踏足白)이란? "상전(上典)의 빨래를 발로 밟아서 빨아주다 보면 종의 발 뒤꿈치가 희게 된다"는 의미다. 즉, 애초 자기에게 특별히 이득이 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으나 남을 위해 성심껏 일하다 보면 자신도 성장(成長)함을 뜻한다. 중국인 연구자 황소하(黃少霞)의 논문에 의하면 세답족백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우리 고유의 성어다.

기독교에서 남을 위한 기도를 중보기도라고 한다. 이 중보기도는 기도를 드리는 본인에게도 큰 이익이 되는 법이다. 가령 몸에 병이 들었을 때 자기 병을 낫게 해 달라고 기도할 뿐만 아니라 이 땅의 많은 병든 자들을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면 어느새 병이 나아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불교에서도 남을 위해 불을 밝히면 내 앞이 밝아진다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한편 우리나라의 옛 풍속에 두레라는 공동 노동 풍습이 있다. 두레는 소농경영(小農經營)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조직됐으며, 공동노동으로서의 진취성과 농민들의 자주적 성격이 매우 강한 긍정적인 조직이었으며, 두레의 상부상조 전통은 우리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우리 향토 풍속과 문화에는 서로 상부상조하는 정신 및 곤란한 처지의 이웃을 도와주는 순수한 봉사정신이 있었다.

어찌 보면 금수저와 몇몇 성공한 사람들 빼고 우리는 사회생활에서 바둥바둥 살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봉사를 하면 우리 자신에게 고마운 느낌을 준다. 나 자신이 못났고 부족하고 만족하지 않지만 봉사를 함으로써 나의 인생을 돌아볼 수 있다.

대체로 장수하는 사람들은 현재의 삶에 만족했으며 매사 밝게 생각하는 낙관적인 인생관을 갖고 있다.

‘만인의 연인’, ‘영원한 스타일 아이콘’, ‘세기의 미녀’, ‘전 세계의 연인’ 등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20세기 할리우드의 아이콘, 배우 오드리 헵번. 모델로 활동하다 1950년부터 배우 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파리와 런던에서 단역들을 맡던 중 런던 파라마운트사 관계자의 제안으로 영화 ‘로마의 휴일에 출연’, 단숨에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오드리햅번이 시대가 변하고 스타일이 바뀌어 가는데도 아직까지 주목받고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1954년부터 유니세프를 통해 기부를 해왔고 1981년부터는 홍보대사를 맡아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의 도움이 필요한 지역을 직접 찾아 봉사를 해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됐다. 말년까지 유니세프의 홍보대사로 봉사활동을 하다가 1993년 1월 20일 세상을 떠났다.

이에 지난 2004년 유엔은 오드리햅번의 공로를 인정해 '오드리햅번 평화상'을 제정하기도 했다. 그 이유는 세답족백(洗踏足白)의 참 의미인 봉사활동을 실천한 데 있었다고 생각된다.

한편 상주시에서는 생활고로 추정되는 가족 사망 사건, 장애인 복지 및 시설 개선 등 범 사회적으로 복지사각지대 발굴에 노력해야 하는 필요성에 공감, 복지사각지대 및 위기 가구 발굴을 위해 상주우체국과 업무 협약(MOU)을 맺고 집배원 53명이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활동하며 우편물이 수취함에 장기 적체되는 등 위기 가구 의심 정황이 발견 될 시 읍·면·동 주민센터로 제보하기로 했다. 또 자동차세 고지서를 활용한 홍보를 추진하는 등 위기의 이웃을 발굴하는데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발굴 체계가 다양화되고 많아진 것을 고려하면 더 이상 발굴을 위한 방법을 고안할 것이 아니라 현존하는 체계를 정비하고, 취약 계층을 위한 예산이나 재정적 지원을 편성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공무원들의 보다 적극적인 발로 뛰는 봉사 정신이 요구된다. 탁상행정, 보여주기 식이 아닌 “현장에 답이 있다”란 말처럼 현실에 맞는 행동하는 봉사 활동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새롭게 인식함으로써 공무원으로서의 책임감을 증진 시킬 필요가 있다. 또 봉사 활동과정 중에 일상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다양한 상황을 접하게 되고, 이를 통해 문제를 바라보는 안목과 인식이 새롭게 변화되고 문제해결 능력이 함양될 것이다.

상주시가 세답족백(洗踏足白)의 마음으로 이를 꾸준히 실천해 간다면 그것이 진정한 시민을 위한 봉사의 길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올해 봉사활동은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마음은 비폐해지고 경제는 소득감소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농촌 현실을 이해하고 농촌사랑의 붐을 조성하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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