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쪽 임진강 절벽을 끼고가는 성안 회곽도

   
▲ 동쪽 성벽 강변쪽 끝단

   
▲ 동쪽 성벽 하단부 군부대 참호

   
▲ 동쪽 성벽위 남쪽에서 북쪽을 바라본 전경

   
▲ 동쪽 성벽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임진강

   
▲ 삼화교위에서 바라본 임진강과 성벽(단애)

   
▲ 복원한 동쪽 성벽 남쪽 끝단

   
▲ 전망대위에서 서쪽으로 바라본 성안 전경

   
▲ 출입구와 동쪽 성벽 남쪽 끝단

   
▲ 퇴물림 2단 축성방식이 동쪽 성벽 끝단

  삼국시대 고구려 땅이었던 경기도 연천은 ‘마전천’ 또는 ‘니소파홀’이었다. 삼국통일전쟁 후 신라 땅이 돼 경덕왕 때 중국식 한문지명 ‘임단’으로 고쳐 우봉군의 영현이 된다. 고려 초기 ‘마전’으로 다시 고쳐 현종9년(1018년) 장단군에 예속된다. 조선조 현감을 두고 문종 때 고려 태조를 모신 숭의전에 자리해 마전군으로 승격시킨다. 마전군은 일제강점기 행정통폐합으로 연천군 미산면이 된다. 숭의전은 조선태조가 왕권 획득의 명분을 얻기 위해 세운 사당이다. 고려 태조 왕건을 비롯한 네 명의 왕과 고려 때 이름난 신하를 배향한다. 숭의전이 자리한 산은 아미산이다.

연천에는 한반도 중부를 북동쪽에서 서남쪽으로 구비치는 임진강이 흐른다. 이 강은 삼국시대에는 각국 간 세력다툼 각축장이었다. 고구려는 5세기 후반 남한강 유역 충주까지 진출한다. 하지만 신라의 반격으로 임진강까지 물러난다. 그리고 신라를 견제하기 위해 임진강을 방어 및 경계로 삼는다. 신라로서는 한강이북 국경선이 된 셈이다. 지금도 임진강 남쪽에는 신라시대 쌓은 성곽이 적지 않다. 북쪽으로는 고구려 양식의 성곽과 보루가 즐비하다. 임진강은 여울이 얕아 배를 타지 않고 건너다닐 수 있는 곳이 많다. 이런 곳이 신라의 북상을 막는 고구려의 전초기지였던 것이다. 고려, 조선조 여울이 얕은 강변에는 나루가 발달했다.

경기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에 삼국시대 성곽이 있다. 임진강 본류와 나루터로 유입되는 샛강 사이 절벽 위 당포성이다. 두 강이 깎아 낸 절벽 높이는 10여m에 이른다. 성곽은 절벽 위 직각삼각형 평탄지에 있다. 동서 200여m 둘레 450여m에 이른다. 얼핏 보면 성곽인지를 알아보기 힘들다. 밑변에 해당하는 동쪽에만 성벽을 쌓았기 때문이다. 성벽은 폭 40m 길이 50m 높이 6m 가량이다. 남북으로 줄지어 기둥을 세우고 석축을 쌓았다. 그리고 흙으로 덮은 뒤 재차 석축으로 보완한 형태다. 나머지 두 변은 천혜 단애를 성벽으로 삼았다. 이처럼 단애를 이용한 성곽을 강안평지성이라고 한다. 당포성은 미수 허목의 ‘기언별집’에 따라 향토사학자 이우형 선생이 현지조사로 확인한 성 터다. 이와 비슷한 고구려 성으로 호로고루와 은대리성이 있다.

당포성은 1995∼2003년 사이 지표 및 발굴조사가 이뤄진다. 초기에는 고구려 토기가 나왔으나 조사가 진행되면서 신라 토기와 기와 조각도 상당수 발굴된다. 가까운 마전현(현 미산면)은 한양과 개성을 잇는 길목이다. 한양과 양주에서 개성으로 가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당포성은 임진강 단애를 활용해 남쪽을 방어한다. 고구려가 임진강 북안에 확보한 교두보 요새로 추정된다. 고구려는 668년 나당연합군에 의해 멸망당한다. 각축전 끝에 당포성은 신라가 차지한다. 그런데 신라는 당군과 다시 싸움이 시작된다. 임진강변 보루와 성곽을 다시 수축한 시기와 맞물린다.

답사는 직각삼각형 밑변격인 동쪽 성벽 양단으로 접근해야 한다. 직각삼각형의 첨단은 서쪽 끝에 있다. 여기서 양 변이 강과 하천으로 나눠 갈라진다. 양쪽 아래 모두 절벽이다. 모두 접근이 어렵다. 두 변위 성벽은 낮게 쌓아 형체가 거의 없다. 방어를 위한 높은 성벽은 직각삼각형 밑변격인 동쪽에만 쌓았다. 성 밖에 고려시대 건물 터가 있다 이곳을 지나면 강변 가까이 출입구가 있다. 출입은 동쪽 성벽 남, 북 끝단만 가능하다, 그러나 북단은 군부대 주둔 참호로 인해 불가능하다. 동쪽 성벽 남쪽끝단으로 들어선다. 장방형 성 돌을 둥글게 높이 쌓아 올린 석축이 보인다. 석축은 2단이다. 성 돌은 화산지대 연천에서 캐낸 돌답게 모두 현무암이다. 위로 올라갈수록 조금씩 들여쌓았다. 전형적인 고구려 퇴 물림 축성 방식이다. 성벽 밖에 군부대 주둔 참호가 있다. 성벽을 파내 훼손된 상태다. 성벽위에 전망대가 있다. 올라서면 남쪽으로 임진강이 흐른다. 왼쪽으로 단애를 끼고 서쪽 끝으로 가면 옛 당개나루터가 있다. 지금은 마전리와 삼화리를 잇는 삼화교가 놓여 있다. 임진강 단애(절벽)는 이 다리 위에서 조망된다. 북쪽 성벽 발아래는 과거 지류였던 흔적이 남아 있다. 성 안은 황량한 평탄지다 다른 시설은 없고 송전 철탑만 덩그러니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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