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물을 건널 수 없고, 물은 산을 넘을 수 없는 신(神)이 빚은 산수(山水)의 이상향(理想鄕)‘안동 하회(河回)마을’은 예의범절의 대표적 고장이다.안동지방은 이 북부 지방의 역사, 문화, 군사, 행정의 중심일 뿐만이 아니라 ‘선비정신’으로 상징되는 유교 문화의 본고장이며 전통문화의 유산이 밀집된 곳이다.또한 하회마을은 세계유산으로 전통문화의 향기를 가슴으로 안고 있는 곳이다. 하회마을은 산은 물을 얼싸안고 물은 산을 휘감아 돌아 산태극·수태극의 절묘한 지형을 빚어냈다.
하회마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서애 유성룡이며 그는 안동군 풍천면 하회동에서 태어났다. 군무를 총괄하는 도체찰사와 영의정의 직위를 겸하여 국난을 헤쳐 나간 유성룡은 구국의 재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1999년 영국 여왕의 방문과 부시 전 미국 대통령(父子)의 방문에 이어 2010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방문객들이 많이 찾고 있지만 명성에 비해 관광객들이 기대하고 있는 문화 욕구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회마을은 풍산류씨 동성마을로서 선조들의 생활문화가 잘 보존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마을이다. 이 마을은 전체가 조상들의 소중한 삶의 자취와 생활문화가 잘 간직되어 있어서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하회마을이 로컬100 선정에 이어 지난 21일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서 개최한 2023 문화의 달 기념행사에서 지역문화대상을 받았다.문체부는 전국 100가지의 지역 대표 문화명소·콘텐츠·인물 등을 선정한 '로컬100' 중 발표 평가를 거쳐 지역의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잘 활용한 '안동하회마을'과 '진주남강유등축제', '대전성심당' 등 세 곳을 지역문화대상으로 선정했다.지역문화대상은 지역의 대표 유·무형 문화자원을 선정·홍보하기 위해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역 고유의 매력을 지닌 문화자원을 활용해 국내외 관광객의 방문을 유도하고 지역문화 향유를 확대하고자 마련됐다.하회마을은 유교책판, 징비록, 병산서원 등 사유와 성찰의 정신문화와 하회별신굿탈놀이, 하회선유줄불놀이 등 재미와 감동이 있는 놀이문화가 어우러지는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높이 평가받았다.또 하회별신굿탈놀이 체험, 하회선유줄불놀이 숯봉만들기, 삼신당 소원지 달기, 고택스테이 등 단순 관람이 아닌 직접 참여하는 문화가 발달한 점과 탈 스토리가 담긴 하회탈빵과 안동소주, 안동문어, 안동국시 등 하회마을의 스토리가 담긴 음식까지 다양한 문화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이 크게 주목받았다.이러한 하회마을이 가진 다양한 유무형의 자원들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라는 축제를 만들고, 공감과 배려의 정신이 전승돼 인문가치포럼을 이루며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를 통해 세계탈문화예술연맹, 세계유산도시, 세계역사도시, 국제인문도시네트워크를 만들어 세계가 주목하는 하회마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안동시 관계자는 “K-컬처가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는 상황에서 하회마을이 가진 고유한 문화의 매력을 널리 알리며 글로벌 관광도시의 비전을 밝혀나가겠다”며 “한국 전통문화의 힘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이끌며 지방시대를 헤쳐나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했다.
경북도와 안동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로부터 “살아 있는 유산”으로 평가받은 하회마을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안동 하회마을이 지역문화대상에 선정됨을 경북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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