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연주… 관객 매료

▲ 박유신 첼리스트. 포항문화재단 제공

   
▲ 박유신 포항음악제 예술감독이 협연무대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포항문화재단 제공

3년 연속 포항음악제 예술감독 맡아
최고 기량 연주자들 섭외
국내외 화려한 콩쿠르 수상 경력
실내악 지평 넓히는 연주자
7일 동안 클래식 향연 성공 이끌어


2023 포항음악제 박유신 예술감독 - “신생 음악제일수록 연주의 질과 프로그램 수준이 중요하다. 음악제를 꼭 찾고 싶은 곳이 되도록 최고의 연주자들을 섭외했다. 포항은 ‘철의 도시’이고 철은 현악기에서 현을 구성하는 중요한 소재다. 도시 이미지와 연결해 매년 세계적인 현악사중주단을 초청했다. 다른 축제와 구분되면서도 도시를 상징할 수 있는, 현악기 중심의 특화된 프로그램, 출연진을 꾸준히 선보였다”

지난 3~9일 포항문화예술회관 및 포항시 일원에서 진행한 2023 포항음악제가 많은 이야기와 감동을 남기며 마무리됐다.

무대는 각별했다. 손민수, 조성현, 토비아스 펠트만, 김홍박 등 현악과 건반, 관악의 조화로 만들어 낸 재즈-클래식 공연, 자주 무대에 오르지 않는 말러의 피아노 사중주, 현악 앙상블과 소프라노(박혜상)가 어우러진 레스피기, 슈베르트의 가곡은 축제의 품격을 높였다. 신비로운 앙상블을 선보인 카잘스 콰르텟, 슈베르트의 작품만으로 구성한 무대와 매진을 기록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리사이틀, 그리고 출연진들이 대거 참석한 마지막 9일(목) 공연에는 멘델스존, 바르기엘 현악8중주를 최수진을 위시한 무용수들과 함께 만들며, 여느 축제의 폐막과는 구분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신세계? 신세계! A NEW WORLD? THE NEW WORLD!’라는 주제로 출발한 2023 포항음악제는 전국에서 음악계 주요 인사들이 극장을 찾을 만큼 훌륭한 출연진, 프로그램, 감동적인 연주와 차분한 진행으로 성공적으로 치러져 내년 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포항음악제에서만 볼 수 있었던 실내악 프로그램은 포항에 머물며 음악제를 참관하던 전문가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올해 포항음악제는 프로그램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고 평한 음악평론가 신예슬은 “2023년 포항음악제는 음악감독의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한 듯, 현악 레퍼토리에서 큰 강점을 보였다. 익숙한 고전도 있는 반면에, 실연으로 처음 듣는 프로그램도 있어 새로운 작품을 만나는 발견의 즐거움도 컸다. 무엇보다 압도적이었던 것은 한자리에서 만나기 어려운 연주자들의 존재, 그리고 그들의 몰입도 높은 연주였다”고 언급했다.

포항 출신의 첼리스트로 축제(포항음악제)의 예술감독을 맡은 박유신은 ‘신세계? 신세계!’라는 주제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카잘스 콰르텟, 피아니스트 손민수를 비롯해, 바이올린에 김영욱, 김재영, 토비아스 펠트만, 알렉산드라 코누노바, 비올라에 이한나, 리즈 베르토, 아드리앙 라 마르카, 첼로에 옌스 페터 마인츠, 톨레이프 테덴, 박유신, 피아노에 플로리안 울리히, 문지영, 김태형, 플루트 조성현, 클라리넷 김상윤, 오보에 윤성영, 바순 이은호, 호른 김홍박, 소프라노 박혜상 등을 한자리에 모았다.

올해 축제(포항음악제)는 예년보다 완성도가 높았다는 평가다.

2023 포항음악제가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시민을 위한 화려한 클래식의 향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가운데 예술감독으로 음악제를 총 지휘한 첼리스트 박유신 감독의 역량이 돋보여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어텀실내악페스티벌과 포항음악제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박유신 감독은 2018년 4월 안톤 루빈슈타인 국제 콩쿠르에서 2위 수상, 같은 해 9월 제24회 야나체크국제 콩쿠르에서 2위를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며 유럽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보다 앞선 2017년 드레스덴 국립음대 실내악 콩쿠르에서 1위, 2015년 브람스 국제 콩쿠르에서 2위와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일찍이 다수의 콩쿠르에 입상하면서 존재감을 알렸다. 포항음악협회 콩쿠르 1위, 대구음악협회 콩쿠르 1위, 부산음악교육신문사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했으며 음악교육신문사 콩쿠르 2위, 영산음악콩쿠르 2위, 한국브람스협회 콩쿠르 2위, 서울바로크합주단 콩쿠르에서 2위를 기록, 부산MBC음악콩쿠르에서 3위를 수상했다.

박유신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아카데미를 통해 국제무대에서도 빛을 발했다. 저명한 오케스트라인 남서독 필하모니 협연 및 에어츠게비어기셰 필하모니아우에, 러시아 국립발레단 오케스트라 그리고 명 지휘자 쿠르트잔달링의 지휘로 드레스덴 국립음대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이탈리아 크레모나에서는 스승 에밀 로브너와 비발디 더블 콘체르토를 협연하기도 했다.

금호영챔버아티스트로 선정, 금호아트홀에서의 초청연주를 시작으로 2018년 12월 요엘 레비의 지휘 아래 KBS교향악단과 협연,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첼리스트 에밀 로브너와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와의 협연무대를 통해 국내 활동의 포문을 열었다. 2019년 1월 노블레스가 선정한 라이징 스타 7인에 선정되며 우리 음악계의 차세대 연주자임을 견고히 한 첼리스트 박유신은 그해 2월 피아니스트 김현정과의 듀오 리사이틀 ‘러시안 첼로’에 이어 2021년 2월, 두 번째 시리즈로 올려진 박유신 첼로 리사이틀 ‘러시안 첼로 II’의 전국투어를 마쳤다.
이 외에도 포항시립교향악단, 전주시립교향악단, 울산시립교향악단, 경북도립교향악단, 서울챔버오케스트라와 협연무대를 가지며 활발한 국내외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2022 3월, 데뷔음반 'Dichterliebe'를 소니클래시컬 레이블로 발매했다. 독일뤼벡 국립음대 교수이자 ‘슈만스페셜리스트’라 불리는 피아니스트 플로리안울리히와 함께한 데뷔앨범에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사랑'을 국내 최초 첼로 연주 및 녹음했다. 브람스 ‘첼로와피아노를위한다섯개의민요풍소품’, 슈만의 ‘헌정’을 함께 담았다. 음반 발매를 기념해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함께 부산문화회관 챔버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음반 발매 기념 리사이틀을 성료했다.

첼로는 보통 묵직한 느낌을 일반인에게 준다. 하지만 박유신 감독은 첼로가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악기라고 평했다. 최저음부터 최고음까지 소화가 가능하고, 협주에 독주도 연주해낼 수 있는 '만능 악기'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포항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음대를 전 학년 장학생으로 수석 졸업했다. 2015년 도독해 드레스덴 국립음대에서 석사과정을 만점 졸업했으며 동 대학 최고 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배움에 대한 끝없는 열정으로 아르토노라스, 다비드 게링가스, 단줄로 이시자카, 크리스토 프리히터 등의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했으며, 박경옥, 송영훈, 에밀 로브너 등 음악 대가로부터 사사받았다. 이를 토대로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성장이 기대 된다.

세계적인 아티스트인 첼리스트 노버트 앙어는 “박유신의 테크닉은 흠잡을 데가 없고, 둥근 음색은 온화하며 풍부한 색깔을 자랑한다. 그녀는 이미 뛰어난 음악가이며 자신의 음악성을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고 호평했다.

박유신 첼리스트는 고향인 '포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가족과 친척 대부분이 포항에 살고 있고 자신의 유년시절, 학창시절을 포항에서 지내오며 많은 추억을 남겼기 때문이다.

현재도 포항과 서울을 오가며 고향의 향기를 자신의 음악에 녹여내려 한다.

초등학교 때는 육상선수를 경험했다.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달리기에서 그는 자신의 특성 하나 발견했다. 다른 사람들은 단순하고 장시간 반복되는 힘겨운 운동을 싫어했지만, '똑 같은 일을 꾸준히 반복하는 일'이 그에겐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성취감을 줬다. 꾸준히 반복해야 하는 첼로 연주의 특색이 특히나 맘에 들었다.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한 첼로가 자신의 천직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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