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땅이 보이는 전방 고지에 묻어 달라는 故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언에 따라 휴전선 인근 100m 고지 경기 파주 장산리에 안장키로 했다고 한다.
그동안 전 전 대통령의 유해는 유골함에 담겨 약 2년째 서울 연희동 자택에 임시 안치 중이었다. 전 전 대통령은 생전 회고록에서 ‘북녘땅이 내려다 보이는 전방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통일의 날을 맞고 싶다’고 유언을 남겼고, 유족 측은 고인의 뜻에 따라 화장을 한 뒤 휴전선과 가까운 곳에 안장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전 전 대통령은 내란죄 등으로 실형을 받았기 때문에 국립묘지에는 안장될 수 없다.
현재 가계약 상태인 장지 매입 절차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주변 공사 및 당국과 조율도 이뤄져야 해 2주기인 오는 23일 안장이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한다.
대한민국 제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전 대통령은 2021년 11월 23일 지병으로 향년 90세에 자택에서 별세했다. 임종 때 영부인만 옆에 있었다.
같은 해 10월 26일은 12·12 군사 쿠데타 동지 관계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별세했다.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아 전 전두환 대통령도 세상을 떠났다. 故전두환 전 대통령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피살 사건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이 되었고, 군사 반란을 통해 집권한 후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했으며 1988년 초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퇴임 후 내란과 살인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1997년 12월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전 전 대통령 측은 미국에 체류 중인 삼남 재만 씨의 귀국 일정에 맞춰 5일장을 가족장으로 치뤘다. 생전에 그를 지근에서 모셨던 전 비서관은 회고록 내용을 통해 “건강한 눈으로 맑은 정신으로 통일을 이룬 빛나는 조국의 모습을 보고 싶다. 그 전에 내 생이 끝난다면 북녘 보이는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있으면서 그날을 맞고 싶다“고 유언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소에도 가끔 ‘나 죽으면 화장해서 그냥 뿌려라’는 말씀을 했다”며, “가족들은 유언에 따라 그대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쿠데타로 집권해 민주화 운동을 유혈 진압하고 독재 정치를 이어갔지만, 경제발전과 올림픽 유치, 한일관계 개선 등의 성과도 냈다. 특히 전 전 대통령에겐 단임 실천, 세계 경제성장률 1위, 물가 안정, 88올림픽 성공 개최 기틀 마련, 한강 정비 등의 공이 남아 있다.
일본의 NHK는 “전씨는 1979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 암살에 따른 혼란 상황에서 쿠데타로 정권을 쥐고 이듬해 대통령에 취임했다”면서 “약 7년 반 동안 개발독재형 강권 정치를 지속하고,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1983년 당시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가 일본 총리로는 전후 최초로 한국을 공식 방문하고, 이듬해 전씨가 한국의 국가원수로서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등 그의 재임 때 한일 관계의 개선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故전두환 전 대통령의 죽음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대통령이 국민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분명히 보여주었다고 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별세와 관련해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전 대통령의 업적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지만, '학살자' '독재자'란 부정 여론이 훨씬 크다. 故전두환 전 대통령의 죽음과 경기 파주 장산리에 안치되기까지 일련의 과정은 우리 국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특히 그가 남긴 교훈에서 대통령은 반드시 원칙을 지켜야 하며, 능력 밖의 지위를 유지하면 비극의 씨앗이 된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대통령의 모든 언행은 국민과 역사 앞에서 준엄한 심판을 받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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