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靑龍)은 한자 문화권의 상상의 동물로, 파란색을 띤 용을 의미

▲ 고구려 강서대묘의 <청룡도(청룡 모사도)>는 널방 동벽에 그려진 것으로, 죽은 자를 지키는 사신(四神)의 오랜 전통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 왕실 항아리인 <백자 청화 구름용무늬 항아리>. 국립중앙박물관

   
▲ <용을 타고 내려오는 소사>. 국립중앙박물관

   
▲ <청자 용모양 향로> 뚜껑 내부가 통째로 뚫린 것이 아니라 중간벽이 있음을 알게 되어 향로의 향이 용의 몸통을 굽이굽이 지나 입과 여의주로 피어오르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 1일 오전 한반도 육지에서 가장 먼저 새해 일출을 볼 수 있는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에서 열린 해맞이 행사에서 드론 1천 대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 갑진년 신년휘호: 글씨 : 木泉 이희특(한학자, 서예가)

◆ 甲辰年 본지 四字成語: 忍苦勇進(인고용진: 고통을 참아내며 용감하게 나아가자)

甲辰年은 푸른 용의 해(靑龍)

국운 상승의 해로써 주인공이 龍의 머리에 타고 있다.
총애와 이익됨은 남보다 앞서지 말고 德을 베푸는 일에는 남보다 뒤지지 말아야 한다.
과욕은 금물이며 노력한 만큼 얻어진다.
2月은 政爭이 심화되고, 7~8월은 驚天動地(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흔든다) 한다.
긍정적 새로운 변화 조짐이 생기니 때를 놓치지 말라(勿失適期). 국가는 개발도상국 체제로 가고 주인공은 청소년이다. 청년의 국회 진출이 많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동양에선 신령스러운 존재
강력한 힘과 권력을 상징
우리민족에게 꿈과 희망을 나타내

2024년 새해가 밝았다. 2024년은 갑진년(甲辰年)으로 '푸른 용의 해'이다.

용은 십이지신 중 유일한 상상의 동물로, 낙타 머리에 사슴 뿔, 토끼 눈, 소의 귀, 뱀의 목, 개구리 배, 잉어 비늘, 매 발톱, 호랑이 발을 가졌다고 한다. 이처럼 초현실적 존재인 용은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고 믿어져 삼국시대 무덤 벽화부터 절의 벽돌, 그림, 왕실용 항아리, 대한제국 황제의 도장까지 다양한 예술품에 등장했다. 각 작품에 표현된 용은 눈을 부릅뜨고 용맹하게 보이거나 사람을 닮은 친근한 얼굴 표정을 하기도 하며 위엄있고 당당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2024년 '청룡의 해'에 관련된 다양한 의미를 알아본다.

◇ 왜 2024년이 '청룡의 해'인가?

십이간지(十二干支)란 아시아권의 시간 체계로 시간을 나누는데 사용되는 개념이다. 이 중 십이간지는 간과 지로 나누어져 있다. 간은 천간(天干)이라고 하며 지는 지지(地支)라고 한다. 천간은 하늘(天), 지지는 땅(地)을 의미한다.두 개의 기운이 결합해 간지를 이룬다. 이 중 천간(天干)은 색을 상징한다

갑(甲)·을(乙)-청색
병(丙)·정(丁)-적색
무(戊)·기(己)-황색
경(庚)·신(辛)-백색
임(壬)·계(癸)-흑색

그래서 계묘년이었던 2023년은 검은 토끼해, 갑진년인 2024년은 청색 용(청룡)의 해라고 부르는 것이다

지지(地支)는 동물을 상징한다. 지지(地支)는 땅에 있는 12마리의 동물에 따라 결정된다.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 각 십이지가 뜻하는 동물은 순서대로 쥐, 소, 범,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이다. 이렇게 십이간지는 10개의 천간(天干)과 12개의 지지(地支)가 조합되어 만들어지게 된다.

10간과 12지를 번갈아서 하나씩 글자를 따온다면 총 60가지 경우의 수가 생기는데요. 이를 60갑자표라고 한다. 60갑자표의 순서에 따라 그 해의 이름이 정해지는 것이다. 그 중에서 2024년은 갑진년이며 청룡의 해가 되는 것이다.


◇ '청룡의 해'의 의미

갑진년 청룡의 해는 어떤 의미일까? 청룡은 아시아권의 전통 신화와 철학에서 나오는 중요한 상징 중 하나이다.

'청(靑)'은 푸른 색을 나타내고, '룡(龍)'은 용을 의미하며,이 두 글자가 결합된 청룡은 푸른 용으로, 고요하고 순수한 에너지를 상징한다. 또한 용은 아시아에서 권위와 힘, 행운과 부유, 장수와 풍요를 상징하는 띠 중 하나로 여겨진다.

대표적으로 수원화성의 동문인 '창룡문'의 이름을 여기서 따왔다. 전설에서는 용이 도를 깨우치면 비늘의 색이 파란색이나 초록색으로 변해 청룡이 된다고 한다. 사신들 중에서 가장 존엄하고 고귀한 존재이고 심해 용궁에 산다고 전해지며 하급 용들의 수장이라고 한다. 그리고 풍수지리에서 동쪽에 흐르는 물을 놓으면 청룡의 힘을 끌어내 길조가 된다고 전해진다.

용은 사신의 하나로 동쪽을 수호하며 오행 중 나무(木)와 봄을 관장하며 청색을 상징한다. 비와 구름, 바람과 천둥번개를 비롯한 날씨와 기후, 식물도 다스린다고 한다. 거기에 모든 생명의 탄생을 다스리는 역할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용(龍)은 또한 물을 다스린다고도 한다. 그래서 바다를 다스리는 신을 용왕(龍王)이라고 칭하고 바닷가 어민의 전통신앙으로 용왕제를 지내고 풍어제를 지내곤 한다. 오행설로 보면 물에서 나와서(水生木) 사신도에서 동쪽 방위에 있으므로 청룡, 또는 창룡으로 표현된다.


◇ 우리 민족에게 용이 가지는 의미

순우리말로 ‘미르’다. 민간에서 비와 바람, 구름을 다룰 수 있는 물의 신(水神)으로 숭배된다. 풍년을 비는 용신제, 비를 내리게 기원하는 기우제, 안전과 풍어를 위한 용왕제 등 우리 민족의 정서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또 존귀한 존재를 상징한다. 왕의 얼굴을 '용안'으로 부르는 것은 임금을 신격화하고 용이 왕권을 보호한다는 의미다.

조선 초 세종이 만든 ‘용비어천가’는 용(임금)이 날아올라 하늘을 다스린다는 뜻이다, 조선 왕조 건국의 정당성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 예술 작품 속의 청룡

고구려 강서대묘의 <청룡도>는 널방 동벽에 그려진 것으로, 죽은 자를 지키는 사신(四神)의 오랜 전통을 확인할 수 있다. 용과 호랑이 그림은 정월 초, 궁궐이나 관청 대문에 붙여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옛 사람들은 건물 입구에 이와 같은 용호도를 붙여 일년 내내 재앙을 피하고 행운을 바랐던 것이다. 청자와 백자에서도 용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왕실 항아리인 <백자 청화 구름용무늬 항아리>에는 코발트 안료로 그려진 위풍당당한 오조룡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용을 타고 내려오는 소사>는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기증한 '고사인물화보첩'에 수록된 그림으로 영조대 화원 진재기의 작품이다. 또 <청자 용모양 향로>는 뚜껑 내부가 통째로 뚫린 것이 아니라 중간 벽이 있고 향로의 향이 용의 몸통을 굽이굽이 지나 입과 여의주로 피어오르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또 용이 죽은 자를 지키는 수호자, 제왕의 상징, 재앙을 물리치는 신령한 동물로 여겨졌다. 특히, 청룡은 동쪽을 지키는 수호자로 사신 중 가장 강력한 힘을 지녔다고 전해진다. 2024년 청룡의 해를 맞아 용이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좋은 운을 가져오기를 기대해 본다. 청룡의 속성은 작품마다 달라지는데 어떤 작품에서는 전기(뇌전), 물과 얼음(수빙), 식물로 나타나기도 하고, 어떤 작품에서는 바람(폭풍)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 지명 속의 청룡

우리나라는 예부터 용과 관련된 땅 이름이 많다.

서울 용산을 비롯해 용동, 용암, 용두, 용전, 용강, 용정 등 용이 들어간 지명도 참 많고, 어지간한 산에는 용과 관련된 계곡이 있고, 용이 살았다는 동굴이 있고, 용이 잠들어 있었다는 연못 같은 것들이 하나씩 전설로 내려오고 있다. 용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참 가까웠다.

황해도 옹진군 용연면 용연리에 큰 우물이 있다. 어느 날 상여가 지나다가 그 우물곁에서 쉴 때 갑자기 땅이 울면서 우물이 함몰돼 상여도 땅속으로 떨어졌다. 함몰된 땅속에서 갑자기 물이 솟아오르고 그 속에서 용이 나타나 하늘로 올라갔다. 그 뒤 가물 때도 물이 마르지 않고 언제나 물이 솟아올랐다. 이 연못을 용이 나타난 못이라며 용연이라 했고, 마을 이름도 용연리다.

전남 담양군 추월산에는 두 개의 돌연못이 있다. 기암 밑에는 용이 살았다는 굴이 있고, 반석 위에는 구불구불한 용의 발자국이 지금도 남아 있다. 두 개의 못을 용연이라 한다.

경북 대구 봉덕동 대구천 연못에 용마가 살았다. 힘센 장군이 짚으로 인형을 만들어 용마를 유인해 용마를 잡아 기르다가 어느 날 용마가 하늘 높이 올라가자, 이 연못을 용마연이라 부른다.


◇ 꿈 속의 용

꿈 중에서 가장 좋은 꿈은 바로 용꿈이다.
용은 하늘과 사람을 이어주는 존재이자 부귀의 상징이니 용꿈을 꾸면 그야말로 운수 대통이고 소원성취이다. 용은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전하는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어 용 문양이 있는 물건을 갖고 있기만 해도 소원이 이뤄진다고 믿었다.

용꿈도 종류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고 한다. 승천하는 용꿈은 출세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이고, 용이 하늘에게 포효하는 꿈은 권력을 얻는다는 의미이다. 또 용이 집안으로 들어오는 꿈은 태몽이나 좋은 배우자를 얻는 징조이고 용이 몸을 휘감는 꿈은 집안을 일으켜 세우는 훌륭한 후손을 낳는다는 태몽으로 해석한다. 특히 시험을 앞둔 사람이 용에 올라타는 꿈을 꾸면 합격의 운세와 더불어 크게 출세한다는 의미로 보았다.


◇ 사신도에서의 ‘청룡’

사신도는 동서남북 방위에 따라 상징적인 동물을 그린 그림이다. 동청룡, 서백호, 남주작, 북현무를 말하는데, 이중 청룡은 동쪽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오행 중 나무(木)와 봄을 관장하고 청색을 상징한다. 비와 구름, 바람과 천둥 번개를 비롯한 날씨와 기후, 식물도 다스린다고 전해진다. 전설에서는 용이 도를 깨우치면 비늘의 색이 파란색이나 초록색으로 변해 청룡이 된다고 한다. 사신 중에서 가장 존엄하고 고귀한 존재이며, 깊은 바다 속 용궁에 살면서 하급 용들을 다스린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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