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현 전 포항 이동고 교장

이제 총선이 90일 정도 남은 상황에서 여야의 선거관련 지도부는 더욱 바쁘게 움직이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재명 대표의 피습에 따른 서울대병원으로 후송, 부산대병원과의 진실공방, 헬기이송 등 합리적이지 못한 갑론을박에 부산지역은 물론 광주, 서울 등 광역지자체 의사 단체들의 잇따른 성명 발표로 이어졌다.

이재명 대표의 피습에 대한 동정심보다 그들이 늘 주장했던 지방의료 붕괴에 따른 필수의료 인력 부족 사태 해결책인 지역의사제와 지방공공의대 설립 의지가 이번 사태로 의심 받게 되며 민주당이 더욱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반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연일 각 지역의 당 신년인사회장을 돌며 그 지역 정서와 본인과 가족을 연계시키며 그동안 다른 정치인들에게서 보지 못한 특성에 맞는 독특한 언어구사와 함께 연일 돌풍을 일으키며 키워드인 "동료 시민과 함께 가면 길이 된다"며 강조해 온 여의도 언어가 아닌 오천만의 언어로 당원들은 물론 군중들은 새로움의 참신함에 이끌려 모이고 있다.

특히 한동훈 위원장은 10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경남도당 신년 인사회에서 "정치개혁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겠다"며 관련 법안 추진과 함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겨냥한 듯 "재판 중인 국회의원이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재판 기간 동안 세비를 전액 반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공무원들은 금고 이상 형을 받으면 연금액이 변경, 과거 납부한 소액의 금액만 돌려받게 되지만 국회의원들은 파직되기 전까지의 월급(1270만원)을 매달 꼬박꼬박 받아가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 한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비합리적인 연금 정책에 대한 지적이며 분명한 개혁의지까지 보이고 있다. 그는 "만일 민주당의 반대로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 해도, 이번 총선에서 우리 당 후보가 되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이 약속을 지키겠다는 서약서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지난 비대위원회에서도 불체포특권 포기를 서약한 후보에 공천을 주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런 상황을 보면 한동훈 위원장은 정치를 처음해 보는 정치인이 아닌 국민이 무엇을 갈망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간파하는 등 정무적 감각이 탁월해 보인다.

거짓과 내로남불이 판치는 썩어있는 정치판에 상대에 대한 비판만이 아닌 동료 시민과 함께 국민의힘만이라도 진실과 정의를 바로 세워 세계 속의 자유 대한민국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로 비춰진다.

그리고 부산에서 1박2일 머무르며 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지난 부산세계엑스포 탈락으로 실의에 빠진 부산지역을 특유의 정무적 감각으로 위로하며 “저와 우리 국민의힘은 부산을 대단히 사랑한다. 앞으로 부산에 더 잘 하겠다”고 위로했다.

한 위원장은 자갈치시장에서 식사를 마치고 남포동 부산국제영화제(BIFF) 광장까지 약 30분간 걸으며 부산 시민들을 만났다. 한 위원장을 둘러싸고 BIFF 광장사거리를 가득 메울 만큼 끝없는 인파가 몰렸다. 한 위원장은 스스로 대중들과 셀카를 찍으며 답했고 어느 국민의힘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때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모인 것 같다고도 말했다.

특히 부산시민과의 만남에서 입고 온 티셔츠에는 숫자 ‘1992’가 쓰여 있었다. 이는 31년 전(1992년) 롯데자이언츠가 한국시리즈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해를 의미한다.

특히 야구를 좋아하는 부산시민들은 롯데자이언츠가 우승한지 31년이 지났지만 그때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듯 부산 사직구장은 늘 초만원을 이룬다. 그래서 부산시를 구도(球都: 야구의 도시)라고 하기도 한다.

이러한 우승에 목마른 시민들에게 “함께하면 길이 된다”고 말하듯 ‘함께하면 우승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기려 한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젊은이는 티셔츠의 숫자를 보고 “우리 다시 시작하자. 우승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읽었다”고도 말했다. 이렇게 한 위원장은 세밀한 부분까지 챙겨가며 행동하는 것 같다.

이러한 여야의 격랑 속 선거철, 선거 장터에는 늘 장돌뱅이들이 나타나 주워 먹을게 없나 하고 사방을 기웃거리며 돌아다닌다. 그게 바로 가만있던 김무성, 김종인, 박지원, 홍준표 등이다.

이들의 눈에는 한동훈 위원장의 요즈음 눈에 띄는 활동들이 눈에 가시같이 보일지 모른다. 어떻게 하면 한 위원장의 헛점을 발견하고자 혈안이 되어 있어 보이며 자신들이 메스컴에서 멀어지는 것 또한 참지 못해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그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방송 등에 출연해 원로 행세를 하며 평론 아닌 비평만을 나열하고 있다.

김무성과 박지원은 재출마를 한다며 철지난 노욕(老辱)을 부리고 있으며 특히 박지원은 공천권을 가진 이재명 외의 이낙연, 이준석 등을 비롯한 한동훈 위원장을 향해서는 마구 비난의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김종인 또한 그동안 한동훈 위원장을 향해 쓴소리를 토하고 있었으나 한동훈 위원장의 연일 대중들의 광폭 지지에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듯 보인다. 홍준표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제1야당 대표는 국가 의전 서열상 총리급에 해당하는 일곱 번째 서열에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런 사람이 흉기 피습을 당했다면 본인과 가족의 의사를 존중해서 헬기로 서울 이송도 할 수 있는 문제지 그걸 두고 진영논리로 특혜 시비를 하는 것 자체가 유치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이후 홍 시장의 발언에 비판이 쏟아지자 "진영 논리만 따르면 세상은 양극단으로 간다"고 답글을 남기며 또 "틀튜브들의 난동으로 보수 진영이 궤멸할 수도 있다"는 댓글을 남겼다. 또 홍 시장의 '틀튜브(틀딱 유튜버)'라는 말이 사태를 더욱 부채질 하며 악화시키고 있다.

홍준표는 1954년생이니 올해 70세 노인, ‘틀딱’이란 그의 모순된 언어는 스스로를 비하하고 있다. 이런 정무감각이 사라진 홍준표, 김무성, 김종인, 박지원 같은 사람들을 동료 시민들은 물론 특히 젊은이들은 싫어하는 게 사실이다.

성경에도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는다"고 했으며, 옛 선조들도 "욕심은 식물(食物)도 끊고, 노욕(老辱)이 심하면 죽음에 이른다" 고도 했다.

얼마 남지 않은 총선이 여야의 승부가 공천관리위원회의 출발과 기준 회의 그리고 심사의 격랑(激浪)속을 헤매며 하루하루 이어지고 있다.

-靑松愚民 松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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