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세상에서 가장 존경 받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어떤 일을 했던 존경받는 사람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존경받는 사람은 무엇을 한 누구일까에 대해 토론할 기회가 있었다.

필자에게는 수많은 친구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또래 모임은 3개월에 한 번씩 만나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며 토론을 한다. 토론의 주제는 정치와 종교를 제외하고 모든 분야를 주제로 자유롭게 하고 있다. 같은 시기에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난 친구들인데 어느 사이 오래전에 모두 정년퇴직을 하고 인생 2막을 살고 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일했고 지금도 다른 분야에서 일하거나 봉사하고 있다. 구랍에는 송년 모임이 있었고, 이날 토론의 주제는 ‘세상에서 가장 존경 받는 사람’이었다. 토론은 주관적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날 참석자가 필자 포함 6명이다 보니 6개 분야의 사람만 대상이 되는 것이 아쉬워 2개 분야씩 12개 분야를 대상으로 진지하게 토론했다. 최종 결과는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토론은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진행되었다. 주관적이 아니라 객관적, 즉 정확한 수치와 근거를 중심으로 토론하다 보니 의견 대립도 없었다. 필자는 발명가와 과학자라는 의견을 냈고 약 20분을 3회에 걸쳐 설명했다. 토론 내용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12개 분야 사람 모두 가장 존경 받아 마땅했다. 투표는 1차에서 과반수가 나오지 않으면 2차에서 다수의 표를 얻은 분야의 사람으로 결정하기로 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필자는 발명품과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발명가와 과학자가 가장 존경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께한 친구들이 발명품과 과학기술에 대해 그저 막연히 중요하다고만 생각하고 있어 비교적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즉 ‘발명품과 과학기술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했다. 대답은 의외로 쉽게 나왔다. ‘발명품과 과학기술이 없으면 조금은 불편하겠지만 큰일이야 일어나겠어요.’였다. 필자는 다시 말했다. ‘정말 그런 정도일까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주변의 발명품과 과학기술의 산물을 모두 치울 테니 조금 불편한 정도인지 느껴보세요.’라고 말한 뒤 물건을 대충 밀쳐놓고 마지막으로 입고 있는 옷과 신발을 벗으라고 했더니 깜짝 놀라며 옷과 신발도 발명품과 과학기술의 산물이야고 물었다.

필자는 주변에서 발명품과 과학기술이 모두 사라지는 경우 우리는 벌거숭이가 되어 허허벌판 또는 깊은 산중에 원시인처럼 모여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의식주(衣食住) 관련 물건은 비롯하여 지구상의 모든 물건은 누군가가 발명한 발명품과 과학기술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또 발명품과 과학기술은 계속 조금씩 개선되어 발전하며 1차에서 4차에 이르는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모든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이밖에도 몇 가지 예를 더 들었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이렇게 편리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과 장수의 시대가 열리게 된 것도 발명품과 과학기술의 덕분이므로 ‘세상에서 가장 존경받는 사람’은 발명가와 과학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함께 발명은 국어사전의 정의처럼 ‘아직까지 없던 기술이나 물건을 새로 생각하여 만들어 냄’이 아니고 있는 기술과 물건을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아름답게’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좀 더 편리하게’하면 특허 또는 실용신안 출원이 가능하고 ‘좀 더 아름답게’하면 디자인 출원이 가능하다는 설명도 추가했다. 나머지 다섯 친구도 뒤질세라 자신이 생각하는 ‘세상에서 가장 존경받는 사람’에 대해 서론-본론-결론 순으로 쉽고 설득력 있게 설명했다. 이 설명을 들으면서 남은 다섯 친구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결론은 세상의 모든 직업과 그 일을 한 사람이 그 분야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모두 존경받는 사람이라는데 생각을 같이했다.

이날 토론에서 필자의 가장 큰 수확은 다섯 친구가 자신들도 발명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과 다음 모임에서는 좀 더 상세한 설명을 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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