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니카 수필가

생각은 마음에 머물지 않고
마음은 몸에 깃들이지 않고
몸은 집에 거하지 않고
집은 항상 길 떠나니

생각이 마음을 짊어지고
마음이 몸을 짊어지고
몸이 집을 짊어지고
그러나 집 짊어진 몸으로
무릉도원 찾아 길 떠나니
그 마음이 어떻게 천국을 찾을까

무게 있는 것들만 데불고
보이는 것들만 보면서
시야에 빽빽한 그 형상들과
그것들의 빽빽한 중력 사이에서

어떻게 길 잃지 않고 허방에 빠지지 않고
귀향할 수 있을까
제가 몸인 줄로만 아는 생각이
어떻게 제 출처였던
마음으로 귀향할 수 있을까



<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생각은 늘 날아다닌다. 몸은 생각의 자유분방함을 따라잡을 수 없다. 몸은 마음의 콜로이드성 변덕을 따라가지 못한다. 몸을 통한 행동의 경직성이 어찌 날개 달린 생각을 붙잡을 수 있을까. 몸은 생각을 결코 풀어내지 못한다. 그러기에 ‘생각’은 세상의 안락을 꿈꾸고 ‘마음’은 무릉도원에서 거닐지만 ‘몸’은 아직 현실을 외면할 수 없어 늘 머뭇거리고있는 것이다.

‘무게 있는 것들만 데불고 보이는 것들만 보면서 시야에 빽빽한 그 형상들과 그것들의 빽빽한 중력 사이에서 어떻게 길 잃지 않고 허방에 빠지지 않고 귀향할 수 있을까’고 시인은 고민한다. 생각의 가벼움으로 현실과 결탁해서 자신이 귀하게 지켜온 마음을 잃지나 않을까, 보이는 것들에 현혹되어 진실을 외면하는 행위를 해버리지나 않을까, 쾌감을 맛본 생각이 마음 없이 몸을 던져버리지나 않을까, 늘 노심초사, 염려한다. 하지만 생각과 마음과 몸이 일치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 하나 있긴 있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좋은 사람일까? 란 질문. 그 답은 간단명료하다. ‘내가 원하는 것을 조건 없이 들어주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과연 있을까? 나의 생각과 마음과 몸을 다스리는 것은 결국 ‘나’일 뿐이다. <박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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