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규 밝은정신문화센터원장

‘삶’이란 글자를 파자(破字)해 보면 ‘사람’이다. 천손민족의 후예로 하늘에 뜻이 담긴 삶과 사람은 여기에 아주 깊은 뜻이 있음을 알았으면 싶다. 세상살이가 혹자들은 매우 고달프다고 하는데 그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죄(罪=욕심) 때문이다. 재물, 권세, 명예, 자존심, 돈, 수많은 인간을 타고 도는 형이상학(形而上學), 형이하학적(形而下學的)인 물건들이 있기에 버리지 못하고, 얻지 못함에서 오는 상대적인 박탈감이 세상살이 속에 파고들어 수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세상을 돌아보니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본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명예와 권세를 버리지 못하여 추해지고, 더러운 마음을 세상에 토해내며 갖은 말로 상대를 죽여야만 자신을 세우는 기막힌 현실을 보고 있다. 아무리 강한 방패도 뚫을 수 있는 날카로운 창이 있으며, 반대로 어떤 날카로운 창도 막아내는 방패가 있으니 창모(矛), 방패 순(盾)! 세상은 모순(矛盾)이다.

세상살이 중에는 자의든 타의든 어떤 일을 계속하다 보면 습관이 생기고, 그 습관이 자리 잡게 되다 보면 업(業)으로 굳어져 습업(習業)이 된다. 해서 오랫동안 그 업에 종사하면 직업이 된다. 좋든 싫든지 술을 끊지 못하고 계속 먹는 사람은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버리고, 마약을 계속 복용하면 마약 중독자가 되며, 내 것을 남에게 계속 주면 자선사업가요, 남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산다면 의인(義人)이 된다. 반복되는 업이 굳어져 우리 삶의 모양새가 만들어진 것이니, 그 업(業)의 종류에는 의사, 판사, 기사, 가수 등 수많은 직업들이 있다.

오래 전 직업별 분석결과를 보면서 충격적인 마음 아픈 통계를 접하였던 기억이 있다. 남의 아픔을 치유해주는 의사들의 자살율 과 마약중독, 알코올 중독율이 일반사람들보다 엄청 높은 결과를 보면서 한동안 멍 했던 기억이 있었다. 왜 그랬을까? 왜 평생을 남을 위해 사투(死鬪)를 벌이는 의사들의 삶이 이렇게 허약한 삶과 연계되어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우리는 이들의 직업이 선망의 대상이 되어 가장 유능한 인재들이 모이는 대학이요 직업이 되어 그 기득권 속에 들어가고자 전력투구(全力投球) 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걸 본다면 이 또한 모순(矛盾)이다.

평생을 남을 보살피고 살리는 희생과 봉사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칭찬이 있음과 동시에 혼자서 외롭고 힘든 결정을 해야만 하는 긴장 속에서 참기 어려운 마음의 위독한 경지를 넘어야 하는 고독함! 이 두 가지의 모순 속에서 의사들은 자신을 이겨내야만 했던 자신과의 전쟁! 세상이 뭔가 모순(矛盾)속에서 찌르고 막아내는 삶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것이었다. 삶과 죽음을 목전에 두고 행하는 자신들의 고독함과 외로움을 달래는 가장 좋은 쉬운 방법? 먼저는 자신의 삶을 포기함이요, 또 하나는 마약에 손을 대고, 술을 마시는 것으로 스스로를 안위함이 다반사였음을 생각해 본다. 생명을 살리는 자신들! 그리고 초개처럼 자신을 망치는 자살! 마약! 알코올! 이런 것이 상충하는 삶의 현장 바로 모순이다.

의사들의 자존심, 히포크라데스의 선서 속에는 인류애(人類愛)가 들어있다. 이 자존심을 가지고 창도 방패도 아닌 사랑으로 전쟁이 아닌 포용과 합력으로 의과대학도 늘리고 병원 의사도 늘려서 자살, 마약,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날 때 건강한 진료가 이루어지고 우리 인생들에게도 밝고 건강한 삶(=사람)이 될 것이다. 이것이 의사들의 자긍심 이요 존재 가치를 갖는 것이 될 것이다.

어렵고 힘든 세상살이는 누가 준 것인가? 천지 만물을 살릴 수 있는 분이 있고, 모든 것을 죽이고자 하는 자가 있다. 창과 방패는 전쟁의 무기다. 선과 악의 전쟁이요, 하나님과 마귀의 전쟁이며, 선한 자와 악한 자의 전쟁이 되니 이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되어야 할 것인가? 당연히 전자가 승리해야 사람은 평화로운 삶을 얻을 수가 있는 것이다.

다행하게도 성경의 마지막 요한계시록 21장에 보니 바로 선하신 하나님이 이기시고 모든 눈물을 씻기시매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아픔도 슬픔도 다 지나가고 하나님이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신다 하셨다. 이것이 사람이 취해야 할 성경의 결론이요 안식(安息)의 삶이 되는 것이다. 인간이 취해야 할 최고의 미학은 삶을 취하고 마(魔)를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영원한 삶을 취하는 사람이 살아가는 그 곳이 바로 천국이요 그 천국의 주인이 내가 되어야 함을 성경은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각자의 주어진 업을 잘 이어 새로운 밝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우리를 이 땅에 세워주신 하늘에 뜻이 아니겠는가? 갑진년 두 번째 달을 맞아 서로를 아끼고 창과 방패가 되는 모순에서 벗어나 힘차게 새로운 시작을 열어가시길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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