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의 틈 사이로 수분이 스며들고 밤사이에 도로 위에 아주 얇게 얼어붙어 자칫 자동차가 급하게 미끄러지는 현상을 ‘도로 살얼음 구간’이라고 한다. 이는 운전자가 차량을 제어하기 힘들어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현상인 것이다. 특히 눈이나 비가 오고 난 후, 그늘진 도로의 산모퉁이, 다리가 접해지는 교각 지점에서 자칫 방심하였다가는 큰 사고를 불러일으킨다. 한국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본부는 최근 3년간 노면상태별 교통사고 통계를 분석한 결과, 도로 살얼음 상태에서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59명 발생해 적설 상태(18명) 대비 3.3배 많이 발생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 2019년 12월 14일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도로 살얼음의 영향으로 인해 43대 차량이 연쇄 추돌해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치는 큰 사고도 있었다. 특히 치사율에 있어서 도로 살얼음 상태는 2.13로서 1.15인 적설 상태와 대비 해봐도 1.85배 높게 나타났으며, 1.36의 마른 노면상태 대비 1.57배 높게 분석됐다. 적설 상태에서는 운전자가 인지하기 쉬워 조심하며 서행할 수 있지만, 도로 살얼음은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속도를 줄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큰 사고로 이어져 적설 상태보다 치사율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제작한 도로 위 살얼음 구간에 대한 대처법과 예방에 대해 살펴보고 인지하자.

겨울철 교통사고의 보이지 않는 가해자 도로 위 살얼음 구간은 무엇보다도 예방과 대처법이 중요하다. 눈과 비가 오고 난 다음 날에는 기온이 낮아져 도로 살얼음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므로 특히 주의해서 운전해야 한다. 도로가 결빙이 되어 생기는 사고인 만큼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그늘진 산모퉁이 터널 입. 출구, 다리가 접해있는 교각 지점 등 사고 상습 발생지역에서 서행은 필수이다. 가급적 브레이크를 여러 번 나누어 밟는 습관을 들이고, 가속 페달을 밟을 때는 최대한 부드럽게 밟는 연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여 제동거리를 줄여야 한다. 겨울용 타이어는 사계절용 타이어 보다 제동거리가 약 14% 짧고 차량제어가 수월하다.

그렇지만 겨울용 타이어도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에 영하의 날씨에는 주행속도를 줄여야 한다. 다행하게도 포항지역에서는 눈이 많이 내리지 않고 있으나 최근에는 영하의 날씨로 곳곳에 빙판길이 만들어 지고 있으므로 안전사고에 대비한 운전습관을 들여야겠다. 기상청에서도 보이지 않는 위험, 도로 살얼음에 대해 30미터 전방에서 안내를 하고 있다. 겨울철 제설 대책기간인 11월 15일부터 3월 15일까지 내비게이션 기반의 ‘도로 살얼음 발생 가능정보’ 서비스를 재개한다고 하니 참고로 하면 좋겠다. 도로위에 아주 얇게 얼어붙어 도로 위의 암살자라고 불리는 도로 살얼음으로 인한 주행 중 갑작스런 미끄럼에 대비하여 늘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교통사고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데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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