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규 사회2부 부국장(상주 담당)

‘원융회통(圓融會通)’이란 원효대사의 화쟁 사상의 핵심으로 서로 다른 쟁론을 화합해 하나로 소통시킨다는 의미다.

‘원융회통'의“원은 거대한 순환, 융은 화합, 회는 모임, 통은 의사소통”을 뜻한다. 한마디로 서로 모여서 소통을 통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오늘날의 문명을 만들었지만, 언어는 사물의 한 부분만을 나타내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부처의 말씀은 하나인데 사람이 서로 다른 부분을 보기 때문에 여러 종파들이 생겨나 혼란스럽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착하지 말고 본래 부처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교리나 언어에 집착하지 않으면 대립을 넘어서 서로 통할 수 있다는 것이‘원융회통'이다.

총선이 약 2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선거를 앞둔 명절에 밥상머리 민심을 잡기 위해 여, 야는 총력전에 나섰다. 친척들이 오랜만에 모인 자리에서 뜨거운 주제인 정치 이야기가 빠지긴 어렵기 때문이다. 여당은 '운동권 심판론'을, 야당은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설 밥상머리 민심 잡기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이어 북한이 지난달 24일과 28일 평양 인근에서 신형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또 같은 달 30일에 이어 지난 2일에도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올해 들어 모두 4차례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는 복잡하고 극심한 좌우 이념대립으로 국론분열을 초래하고 있다. 이번 '4.10 총선'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좌우 이념대립의 악순환을 과감하게 종식하고 국민 누구나가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실천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더불어 보수와 진보를 위해 중도의 가치를 우리 사회에 새롭게 정립시키고 중도의 길을 펼쳐야 한다.

/중도(中道)란? 좌파와 우파 혹은 보수와 진보의 ‘중간 영역’이 아니다. 또한 진보와 보수의 양 가치가 필연적으로 상충함으로써 초래되는 반목을 소극적으로 회피하기 위한 ‘완충 지대’도 아니다. 따라서 중도는 두뇌에 있어서는 우뇌와 좌뇌를 균형 있게 모두 사용하면서 감성과 이성적인 측면에서 진보와 보수가 근원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균질적이면서 공평하게 융합시킬 수 있어야 한다. 즉 서로 다른 온갖 가치들을 겸허히 받아들여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가운데 만물이 하나로 소통되는 원융회통의 정신과 일맥상통한다.

원효대사의 원융회통 사상은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과 전 국민 인터넷, 핸드폰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절실한 사상이다. 진보와 보수의 정치판과 인터넷 사회는 그야말로 수많은 생각들이 모여서 소통되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 말에 집착해 약간의 차이를 갖고 대립하게 되면 서로 갈등만 생기게 될 것이다. 말 한마디에 집착해 욕설과 악플을 일삼지 말고 보다 큰 차원에서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과 북, 남녀, 여야, 진보와 보수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

사는 것이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진정으로 마음이 통하는 사회, 즉 소통(疏通)이 되는 사회가 되기를 모두가 원할 것이다.

한편 상주시에서는 유효서명 청구 요건 미달로 인해 시장 주민소환 ‘각하’ 결정이 나자 행복상주만들기범시민연합은 지난 6일 상주시브리핑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상주시 신청사 건립반대 운동을 다시 재점화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과 대립은 자연스러운 이해관계를 통한 관계적 개선의 필요한 과정이지만 대부분 갈등과 대립에 감정적인 상처와 서로를 향한 투쟁적인 에너지 충돌로 인해 이해관계의 결과는 부정적인 요소가 강하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보석 잔(盞)이라 해도 잔이 주전자 보다 낮아야 물을 얻을 수 있다. 다름을 인정하고 상호 존중하는 가운데 머리보다 진정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화합해 하나로 소통시킨다는 원효대사가 지향하는 원융회통(圓融會通)의 길을 향해 가는 상주시를 기대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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