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 전화로 미리 통보
"13경기 무패 놀라운 여정"
클린스만, SNS 글 작성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됐다. 이로서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12개월 만에 사령탑직을 내려놓게 됐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긴급 임원회의를 연 뒤 기자회견을 갖고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 회장은 "축구대표팀을 운영하는 조직의 수장으로 저와 대한축구협회에 가해지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과드린다"며 "대한축구협회는 최종적으로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경쟁력을 이끌어내는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형태 등에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김정배 상근부회장, 최영일 부회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이윤남 윤리위원장, 김태영 사회공헌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김진항 대회운영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 등  임원 10명이 참석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회의는 2시간가량 진행됐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회의를 마친 뒤 클린스만 감독에게 전화로 경질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클린스만 감독은 선임했을 때부터 불안한 시선을 받았다.

그는 독일 출신으로 현역 시절 세계적인 스타 골잡이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지도자로 변신한 뒤로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2004∼2006년 독일 대표팀 감독을 맡아 2006년 월드컵에서 3위를 달성했지만 이후 2011년 미국 대표팀을 맡았지만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서 부진으로 경질됐다.

2019년 11월 독일 헤르타 베를린 재임 시절에는 단 10주 만에 개인 소셜 미디어로 사임 발표를 하고 '야반도주'를 하는 기행을 벌이면서 '무책임하다'는 평가까지 듣게 됐다.

이러한 우려 속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게됐지만 '혹시나'가 '역시나'로 바뀌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64년 만의 우승을 이루겠다며 야심 차게 도전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졸전끝에 요르단에 0대2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탈락했다.

설상가상 '황태자'인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요르단전 전날 저녁식사 자리에서 물리적으로 충돌한, 이른바 '탁구 게이트' 사건까지 터지면서 무책임하다는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인스타그램 갈무리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인스타그램 갈무리

경질 통보를 받은 클린스만 감독은 오후 1시쯤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작별 인사를 전했다. 그는 "모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모든 한국의 축구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아시안컵 준결승까지 지난 12개월 동안 13경기 연속 무패라는 놀라운 여정에 대한 성원에도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한편 이날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이 확정되면서 대표팀은 격변의 시기를 맞게 됐다.

당장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홈(21일), 원정(26일) 경기가 이어질 3월 A매치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새 사령탑 선임이 당면 과제다.

현재로선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를 공산이 크며, 국내 지도자가 맡을 것이 유력하다.

정몽규 회장은 "월드컵 예선을 위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바로 착수하겠다.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도 선임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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