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원시인들이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면 그 이후 사람들은 발명품과 더불어 살기 시작했고 마침내 발명품 없이는 살 수도 없고 피해갈 수도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선사시대 원시림 같은 자연을 제외하고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발명품이기 때문이다. 원시인들은 벌거숭이로 자연 속에서 동물처럼 살았다. 집도 없어 동굴 속 등 눈과 비 그리고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이 주거지였다.

원시인들의 발명은 자연스럽게 시작되었다. 즉 동물과 싸워 이기기 위해 돌을 깨뜨려 그대로 사용한 깬 돌과 날카롭게 간 간 돌을 사용한 것이다. 이 발명품은 동물사냥에도 사용되며 그 용도도 다양해졌다. 캔 돌이나 간 돌 이전에 나뭇가지나 대나무 등의 끝부분을 날카롭게 하여 사냥 등을 했다면 그것도 발명품이라 할 수 있겠으나 그 흔적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원시인들이 본격적으로 발명을 시작하게 된 것은 불을 발견하고, 그 불을 만드는 방법을 찾아내면서부터였다. 차돌을 부딪치거나 나무의 마찰로 불을 만드는 방법을 발명한 것은 원시시대 최고의 발명이었다. 한편 동물처럼 떠돌며 살던 원시인들이 한곳에 모여 살게 된 것은 식용작물을 재배하고 순한 동물을 기르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움막이 발명되고 마을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식용작물을 재배하여 수확하는 과정에서는 곡식을 담을 토기가 발명되었다.

발명품의 편리함을 직접 경험한 원시인들의 끊임없는 발명은 구석기시대에 이어 신석기 시대를 연 데 이어 청동기시대와 철기시대를 열었고, 그 과정에서도 수많은 발명품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그 수많은 발명품은 드디어 인간, 즉 사람을 만물의 영장이 되게 하였고, 동물의 힘을 농축(農畜)과 사냥 등에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또 동물을 힘을 이용하는 데는 또 수많은 기구가 필요했고, 필요한 기구도 모두 발명하게 되었다. 여기서 농경사회가 열린 것이다.

이후 마침내 19세기 영국에서 일어난 증기기관 기반의 제1차 산업혁명은 기계화시대를 열었고, 19세기에서 20세기 초 전기 에너지 기반의 2차 산업혁명은 대량생산시대를 열었다. 이어 20세기 후반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의 3차 산업혁명 시대로 이어지면서 지식정보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이어서 21세기 초반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신기술 산업의 4차 산업혁명 시대까지 열리게 되었다. 특히 산업재산권 제도의 등장은 발명 전성시대를 열기 시작했다. 즉 베네치아공화국에서는 르네상스 시대를 맞아 산업 관련 발명이 시작되었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1475년부터 1550년까지 75년 동안 시행되었다. 이어 근대적 의미의 산업재산권 제도를 처음 도입한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에서 1624년 제정-시행한 전매조례(專賣條例)가 근대 산업재산권 제도의 효시라 할 수 있다. 이에 자극을 받은 미국은 1790년, 프랑스는 1791년, 독일은 1877년, 일본은 1885년 산업재산권 제도를 도입하여 선진국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 산업재산권 제도가 도입된 것은 1908년 8월 12일 공포된 일본의 칙령 제196호 한국특허령, 제197호 한국의장령(의장=현 디자인), 제198호 한국상표령 등이다.

4차에 걸친 산업혁명과 산업재산권 제도는 세상을 온통 발명품으로 뒤덮었고,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 다시 저녁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주변의 눈에 보이는 물건은 모두 발명품인 시대가 열린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발명품은 눈에 보이는 발명품보다 더 많다. 즉 각종 교통수단과 가전제품 및 사무용품 등은 상상을 초월하는 기술과 부품으로 제작되어 있다. 의식주(衣食住)에 관한 발명품도 모두 예외가 아니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그 하찮은 것까지 발명이라면 ‘나도 할 수 있겠다’라고 말한다. 또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아름답게’하여 산업재산권 등록을 받을 수 있디면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겠다’라고 자신감이 넘친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시작하자. 발명품 없이는 살 수도 없고 피해갈 수도 없는 세상에 자신의 발명품이 하나 이상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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