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니카 수필가

'벌써' 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이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 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 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아니 벌써’라는 노래가 있다. 가사가 이렇다. (1절)‘아니 벌써 해가 솟았나 창문 밖이 환하게 밝았나 가벼운 아침 발걸음 모두 함께 콧노래 부르며 밝은 날을 기다리는 부푼 마음 가슴에 가득 이리저리 지나치는 정다운 눈길 거리에 찼네 (2절) 아니 벌써 밤이 깊었나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네 해 저문 거릴 비추는 가로등 하얗게 피었네 밝은 날을 기다리는 부푼 마음 가슴에 가득 이리저리 지나치는 정다운 눈길 거리에 찼네’ ‘산울림’이 부르는 노래다. 가사가 경쾌하고 곡이 흥미롭다. 들을수록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긍정적이고 밝다. ‘가벼운 발걸음, 콧노래, 밝은 날, 부푼 마음, 정다운 눈길’ 이런 표현들이 어울린 가사를 들으며 걷는 기분은 춤추듯 즐거울 것이다. 기분 좋은 노래다.

‘2월’이 빨리 지나간 것을 애석해 하기보다는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에 시인은 초점을 맞추고 있다. 2월은 모든 생명이 움트고 새싹들이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 서서히 즐거운 발걸음을 준비해서 세상을 향해 나아갈 채비를 차려야겠다. ‘벌써’기다려진다. <박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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