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현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보건복지부의 의과대학 증원과 관련된 전공의 집단사직 첫날 대구경북 의사 585명 현장 이탈했다. 의대교수의 수술과 진료를 보조하고 입원환자의 상태를 점검하는 전공의 절반 이상이 사직서 제출과 함께 병원을 떠나면서 의료 현장은 극심한 혼잡에 빠졌다. 병원들은 우선 전공의의 빈자리를 교수와 전임의로 채우고, 진료 일정을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이 결과 전국 대형병원들의 수술과 진료가 미뤄지고 신규 입원을 제한, 환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병원들은 기존 입원 환자마저 내보내는 실정이라 의료 공백의 폐해가 고스란히 환자의 몫이 돼가는 형국이다.

"환자가 위독한데 수술이 많이 밀렸다. 너무 혼잡스러운 상황이다. 의사 집단행동은 밥그릇 챙기기 밖에 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대구 모 대학병원을 찾은 환자보호자의 울분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이들 병원 소속 전공의 절반 이 상 55%가량인 64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서 제출자의 25%가량인 1630명은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근무지를 이탈했다. 이러한 전공의들의 의료현장 이탈 양상은 전국 각 병원에서 확산할 조짐이어서 환자나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거대한 두 단체가 타협이나 양보 없이 서로 마주보며 달리는 폭주열차같아 두렵기만 하다.

보건복지부는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을 열고 728명에 대해 업무 개시 명령을 발령했다. 이미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29명을 포함하면 총 757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19일 오후 6시까지 수술 취소 25건, 진료예약 취소 4건, 진료 거절 3건, 입원 지연 2건 등 총 34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일이 이지경이 되도록 정부와 대한의사협회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지금 우리는 두 단체의 힘겨루기와 그 중 누구의 결정이 더 좋고 나쁜가를 탓하기 전에 전국의 병원에 발생하고 있는 의료공백에 대해 큰 우려를 표시한다.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책임자들의 행보가 가히 절망적이고 우려스럽다.

경북도에서도 최근 전공의 사직·근무 중단, 의대생 동맹 휴학 등, 의료공백 위기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특히,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하여 30개소의 지역응급의료기관에서 24시간 응급실 운영을 위해 응급실 전담의사를 배치하고, 전문과목별 당직전문의를 지정, 운영하는 등의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의료계 집단행동이 현실화 될 경우 6개 공공의료기관과 538개 보건의료기관에서는 평일 2시간 연장근무, 토요일 정상근무, 환자 쏠림에 대비한 중증·응급·수술 준비 비상 근무조를 별도로 운영하는 등 의료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했다. 우리는 이에 관계기관에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투입해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를 주문한다. 그리고 지역 의료기관도 의료진이 환자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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