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에게 익히 알려진 영화 <러브레터>의 주 무대인 오타루 시, 일본 홋카이도 서부에 있는 서리배시 종합 진흥국 소속의 유일한 시(市)이다. 삿포로 베드타운의 성격이 짙고, 삿포로의 학생들도 이곳에 많이 살고 있으며 대부분의 경제도 삿포로에 의지하고 있다. 지금은 어업과 관광업만이 이 작은 소도시를 지탱하나 파급력과 영향력은 너무나 커서 북해도의 힘겨운 도시생활을 이 작은 도시로 인해 순화된 모양이다. 좋은 영화 한 편이 거대한 현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도시를 만든 것처럼, 지금도 일본과 북해도 오타루의 겨울을 떠 올리면 풋풋한 첫 사랑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사실 오타루는 관광객들에 그렇게 번화하고 큰 랜드 마크가 있어서 유명한 곳은 아니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경상북도와 포항은 철강도시, 교육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리고 봉화는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이 풍부하며 유명한 관광명소가 많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쩐지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앞 다투어 찾아오는 곳으로서의 이미지는 미약하다. 포항은 인구감소로 인해 다양한 인구유입 정책도 있었지만 그 효과는 알 수가 없다. 포항 뿐 아니라 외곽의 인근 지역도 오타루처럼 아름다운 사연을 덧입힐 수는 없을까? 빼어난 자연경관과 청정 동해안의 절경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테마를 개발하여 사람들의 설렘을 만들 수는 없을까? 얼마 전, 2023 ~2024년 한겨울 분천 산타마을이 59일간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고 종료했다.

이번 겨울 분천산타마을은 지난해 12월 개장해 ‘산타와 함께하는 특별한 겨울여행’이라는 주제로 약 두 달 간 진행됐다. 연일 계속된 한파에도 불구하고 행사 기간 동안 약 8만여 명이 방문하면서 겨울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산타와 사진 찍기 등 이색 체험거리와 ‘행복나누기 찾아가는 사랑의 산타’행사를 통해 관광객들이 산타와 함께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 핀란드 공인 산타와 사진 찍기 이벤트 포토 존으로 활용된 ‘산타의 방’은 기념사진 촬영을 위한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개장 당일, 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까지 테마를 설정, 인기가수와 다양한 장르의 음악 콘서트를 진행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었다.

지난 7월 폭우로 인한 수해 피해로 중지됐던 영동선 구간도 복구되면서 백두대간 협곡열차 V-train의 운행이 재개되었다. 열차를 타고 눈으로 뒤덮인 백두대간의 빼어난 비경을 만끽하며 분천 산타마을을 둘러보는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꾸준히 이어졌다. 봉화군은 연말 특별한 추억을 위해 산타마을을 찾아준 관광객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내실 있는 콘텐츠를 기획해 더욱 발전된 산타마을 조성에 힘쓸 예정이라 전했다. 우리는 이에 대해 지지를 보내며, 설국의 북해도처럼, 첫사랑의 추억과 동화 같은 애절한 사랑이야기, 청명한 오르골 소리의 작은 도시 오타루 시처럼 좋은 테마를 가꾸어 나갈 것을 권하고 싶다. 눈이 내리는 날, 아름다운 사연을 지닌, 산타와 루돌프가 함께하는 아름다운 마을로서 세계인의 발길을 모을 수 있는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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