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김석기에 맞서 무소속 출마
“소멸 위기 방치하면 용서 못받아
당선땐 경주 살리고 한줌 흙될 것”
김석기 취소한 한수원 이전 공약



경주시 문무대왕면에 있는 한수원 본사와 경주시청 앞에서 다수의 지지자를 대동하고 나선 김일윤 신경주대학 총장이 제22대 총선 무소속 후보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했다.

지난달 29일 TK 지역 국민의힘 제22대 총선 후보가 마지막 발표되면서 현역 의원 탈락을 못 시킨 감동없는 공천이라는 유권자의 비판을 받았다. 경주지역 선거구에서는 2선을 한 현역 김석기 의원이 공천되자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전례로 경쟁 상대가 없는 축하 분위기였으나 갑자기 강력한 무소속 도전자가 나타났다.

김 총장은 시민들의 권유와 압박을 받고 총선 출마 결심을 하면서 “인구 감소로 소멸 위험에 처한 경주를 살리기위해 한수원 본사를 경주대로 이전하고 수백개의 협력 업체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 걸었다. 이 제안은 현역 김석기 의원이 공약으로 내놓았다가 지역민이 반대하자 공식 석상에서 공약 취소를 약속한 사항이다. 이로 인해 이번 경주의 총선 전선에는 한수원 도심 이전에 관한 반대와 찬성의 정책 이슈가 격돌하게 됐다.

지금까지 대구 경북 지역의 선거 판세가 지역과 정당에 치우치고 유권자의 민주적 선택이 무시된 비민주적이라는 불평이 많았다. 민주 제도의 시원으로 알려진 신라의 화백제도가 시행된 경주에서 무의미한 정당의 대결이나 지역주의 대결이 아닌 정책 선거, 이슈 대결의 선거 전쟁이 벌어진 것은 민주주의의 혁신과 새로운 선거 문화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

이날 출마 선언을 한 김일윤 신경주대 총장은 지역에서 5선의원을 했으며 대한민국 헌정회장을 역임했다 “저의 목적은 소멸도시 경주를 살리는 것, 이를 위해서는 한수원을 도심으로 이전하는 길 밖에 없다. 그 외의 정치와 행정도 이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이라며, “소멸 돼 가는 경주를 또 다시 방치하면 이 죄는 선조와 후손에게 용서 받을 수 없다. 무소속으로 당선되면 국민의힘에 입당해 모든 것을 바쳐 죽어가는 경주를 살리고 천년고도에 한 줌 흙이 되겠다”며 결연한 출마의지를 보였다.

시민들에게는 “똑똑한 주인이 되고 스마트 시민이 돼 머슴인 의원과 시장을 잘 부려달라”고 했다. 앞으로 경주에서 벌어질 한수원 이전 이슈 선거 전쟁의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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