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이 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며 '시스템 공천 실종'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대구 달서갑에서 '컷오프'된 홍석준(초선)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공천관리위원회는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시스템 공천' 제도를 도입해 밀실 공천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왔지만, (대구 달서갑에선) 공정한 시스템 공천 대원칙이 깨졌다. 총선 악재가 될 지 심히 우려스럽다"며  "공관위의 유영하 변호사 단수 추천 의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이의제기를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전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 유영하 변호사를 경선없이 대구 달서갑에 단수 후보로 확정했다.

홍 의원은 자신이 컷오프된 사유에 대해 "정영환 공관위원장위원장도 말했지만 결국 정무적 판단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스템 공천의 대원칙은 평가에 있어 하위 10% 이하는 30% 감점, 도덕적 결함이 있을 때 경선에서 배제한다는 것"이라며 "제 경우 대원칙을 어긋나는 게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배제됐다는 것은 정무적 판단이라는 미명아래 이뤄질 수밖에 없는 그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추천제가 있는데 특정인이 단수 추천됐다는 건 한 위원장과 공관위가 강조한 시스템 공천에 분명히 어긋났다는 생각에 이의제기 하게 됐다"며 

"이걸 시스템 공천의 일부라고 보는 사람은 완전히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6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출근길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6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출근길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탄핵당한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을 공천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에는 “대원칙에 굉장히 어긋난 사례”라고 했다. 또 당에서 이런 결과가 ‘시스템 공천’의 일부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완전히 거짓말”이라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공관위원장은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유 변호사 단수추천에 시스템 공천 원칙이 적용됐고, 박 전 대통령을 고려해 정무적 판단을 한게 아니라 그 반대의 정무적 판단을 했다"며 데이터로 보면 유 변호사가 2등 후보와 점수 차가 많이 난다"고 단수공천 배경을 설명했다.

대구 중·남구에 박 전 대통령 형사재판 변호를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가 공천받은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탄핵의 강'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시스템 공천에 기초해서 수치에 따라 한 것으로 여러분이 오해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 강남병 유경준(초선) 의원도 이날 당에 공천 과정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며 이의신청했다.

전날 공관위는 유 의원의 지역구에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우선추천(전략공천)했다.

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관위에 보낸 이의 신청서를 공개하면서 "재심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통계조작과 왜곡 문제를 최초로 제기해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를 이끌어냈고, 최초의 종합부동산세 위헌 소송과 GTX-C노선 관련 은마아파트 집단민원 갈등 조율 등을 통해 성과를 인정받아왔다”며 “서울시당 위원장과 제8회 지방선거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장 등 활동을 통해 대통령선거 및 지방선거 승리에도 기여했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정과 상식에 어긋난 공천으로 국민의힘에 대한 유권자의 불신으로 이어질 것"며 "당의 공천원칙과 달리 우선 추천(전략공천)을 결정한 사유, 그리고 이러한 결정을 한 공과위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소명을 요구한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 공관위원장은 "유경준 의원 관련 재배치는 본인이 원하면(재배치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산 서동선거구 안병길 의원도 자신의 컷오프에 대해 반발하며 공관위의 결정이 시스템 공천에 맞는 것인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판단해 결론을 내어 달라고 촉구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 남갑이 '국민공천'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사실상 컷오프된 3선 이채익 의원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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