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군의관을 상급종합병원에 파견한 11일 서울 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정부는 한 달간 상급종합병원 20곳에는 군의관 20명과 공보의 138명 등 총 158명을 파견한다. 연합뉴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3주째 접어든 11일 전국 병원 의료 인력의 피로도가 임계치에 달한 가운데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의료공백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면허 정지 사전통지서 발송에도 불구하고 진료 현장에 돌아온 전공의 인원들이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그치면서 영남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등 주요 병원의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4주간 상급종합병원과 지역 거점 국립대 병원 등에 군의관 20명과 공보의 138명 등 158명을 파견했다.

대구시의 경우 이날 공보의 14명 중 5명을 1차로 파견 보냈다. 이 중 1명은 서울 긴급대응 응급의료상황실로 향했고, 인턴 4명은 경북대병원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도 역시 이날 소아청소년과와 마취과 전공의 등 공중보건의 23명(전문의 5명, 일반의 18명)을 연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울산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 등 7개 병원에 파견됐다.

하지만 공보의들이 상급 병원으로 파견되면서 보건의료원과 보건소 의존도가 높은 의료 취약지를 중심으로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영남대병원 응급실은 외과 의료진 부재로 추적관찰 외 관련 환자 수용이 불가능하며 치과, 피부과, 신경과도 진료가 제한되고 있다.

칠곡경북대병원의 경우 종합상황판에 '원내 사정으로 이송 및 전원 환자 필히 사전 연락 후 이송'이라는 안내문을 띄운 상황이다.

대구파티마병원 역시 신경외과 의료진이 자리를 비우면서 진료가 어려운 상황이다.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전문의들의 피로도 역시 한계치에 달하고 있다.

대구시내 대학병원 전문의들은 휴일도 반납한 채 병원에서 쪽잠을 청하며 환자 곁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 6곳의 전공의 814명 중 734명이 사직서를 냈다.

병원별로는 △경북대병원 본원 193명 중 179명(92%) △계명대 동산병원 182명 중 175명(96%) △영남대병원 161명 중 130명(80%) △대구가톨릭대병원 122명 중 112명(91%) △칠곡경북대병원 87명 중 81명(93%) △대구파티마병원 69명 중 57명(82%) 등이다.이 중 복귀 전공의는 영남대병원 1명에 그치고 있다.

설상가상 이날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합리적 방안 도출에 나서지 않으면 오는 18일을 기점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혀 당분간 의료공백으로 인한 전문의들의 피로감과 응급실 등 병원 운영 차질로 인한 환자들의 불편함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도서지역·응급의료기관 등 긴급한 의료 수요가 있는 지역이나 기관에서의 차출은 가급적 배제하고 순환근무를 통해 진료 불편 공백을 메꿔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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