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남구 공천 도태우 후보
과거 발언으로 재검토 논의 후
유지 결정, 백척간두 겨우 탈출
공관위 중도층 이탈 우려 속에
징계 이력 김재원도 불똥 위기

국민의힘 공천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전국에서 공천자가 속속 가려지는 것과는 정반대로 ‘끝나도 끝나지 않는 싸움’이 연속되는 곳도 있다.
대구 중남구 공천이 확정된 도태우 변호사는 좌불안석이 따로 없었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9일 여의도 당사에서 제19차 공관위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9일 여의도 당사에서 제19차 공관위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중남구에서는 지난 2일 도태우 변호사가 현역인 임병헌 의원을 누르고 이미 공천권을 거머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2일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한 과거 발언 논란이 불거진 대구 중·남구 공천을 재검토했다.

이어 공관위는 이날 오후 도태우 후보에 대해 “사과에 대한 진정성을 인정한다”며 공천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도 변호사는 2019년 유튜브 방송에서 ‘5·18에 대해 굉장히 문제가 있는 부분들이 있고, 특히 거기에는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언급한 사실 등이 드러났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이례적으로 “과거 개인 생각을 이유로 공천을 취소한다면 그건 자유 민주 정당이 아니다”라고 반대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전날 공관위에 직접 “도 후보의 발언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과거 발언 전반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게 면밀하게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미뤄 도태우 변호사가 백척간두 위에 섰다가 가까스로 탈출한 것은 분명하다.

도 변호사에 대한 국민의힘 공관위의 재검토 불똥이 최종 경선이 한창 진행 중인 의성·청송·영덕·울진 지역으로 옮겨 붙는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이곳은 박형수 현 의원과 김재원 전 의원이 12~13일 불꽃 튀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김재원 전 의원의 경우 국민의힘 윤리위가 지난해 5월 10일 김 전 의원의 각종 발언 논란을 이유로 당원권 1년 정지 중징계를 내렸고, 김재원 전 의원은 이후에도 5개월 간 당 최고위원직은 유지하다가 10월 말에 가서야 억지로 자진사퇴한 내용이 새삼 복귀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3월 전당대회 전후 최고위원으로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 발언은 선거 때 표를 얻으려고 한 것이다”,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 통일했다”, “제주 4·3은 격이 낮은 기념일”이라는 등 잇따른 극우·혐오·갈라치기 발언이 문제를 일으켰다.

당시 김 최고위원은 오는 4월 총선 공천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고 분석됐으나 김 전 의원은 지역구를 경북 고향 쪽으로 옮겼고, 한때는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국민의힘 공관위가 총선 과반 득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마당에 여당 공천이면 누가 나서도 당선되는 보수텃밭에서 괜히 극우 인사들이 득세함으로써 전국적으로 중도층 이탈이 심해지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실정이다.

김재원 전 의원은 도태우 공천자의 재검토 사건으로 인해 오비이락(烏飛梨落,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말들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2일 김형동 의원과 강대식 의원이 결선에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이 밖에 서울 중구·성동을은 이혜훈 전 의원이 현역 하태경 의원을 누르는 기염을 토했다.
경기 하남갑은 이용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권을 따냈고,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경선에선 한기호 의원이 승리했다

부산 서구·동구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과 곽규택 변호사가 결선을 한 번 더 치르게 됐다.

김대호·권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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