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성동구 베스티안서울병원 연합
평소 전원 한주에 20여 명인데
전공의 사태 후 32명 60% 증가
중증 환자 등 내원 환자수 늘고
대기 인원 평소보다 20% 올라
진료문의는 하루 10~20여 명






대형병원 전공의 사직에 따른 의료 공백으로 갈 곳 잃은 환자들이 전문병원을 찾아 이동하는 등 전문병원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병원은 병원급 의료기관 중 특정 진료과목이나 특정 질환에 대해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하는 병원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병원이다.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명지성모병원 1층 수납창구에는 호출 번호를 부르는 벨 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렸다. 진료가 이뤄지는 건물의 다른 층 대기 좌석에는 내원한 환자와 보호자를 다수 찾아볼 수 있었다. 입원 병실은 대부분 차 있는 상태였다.

이 병원 간호사 A씨는 "최근 중증을 포함해 내원 환자 수가 확연히 늘어났다"며 "대기 인원도 평소보다 20%는 늘어난 느낌"이라고 전했다.

뇌경색 수술을 받고 후속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의 보호자 최모(53)씨는 "6개월째 주기적으로 오고 있는데 오늘은 부쩍 붐비는 것 같다"며 "대학병원은 진료가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뇌혈관 전문병원인 명지성모병원에는 총 12개 진료 과목에 전문의 36명이 근무하고 있다. 현재 병상 가동률은 일반병실 70.1%, 중환자실 81.4% 수준이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일반병실과 중환자실의 일평균 수용률은 전공의 파업 사태 이전보다 각각 14%, 15%가량 늘었다

병원 관계자는 "다른 병원에서의 전원도 (전공의 사직 사태) 이전에는 한 주에 20명 정도 왔다면 지금은 32명 정도로 약 60% 늘어났다"고 전했다.

같은 날 서울 성동구 베스티안서울병원 역시 전공의 파업 후 내원하는 화상 관련 환자들이 늘었다. 이 병원은 서울에 있는 화상 전문병원 두 곳 중 한 곳으로, 외과, 응급의학과 등 전문의 1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병원에 어머니가 열흘 전 입원했다는 보호자 박모(31)씨는 "대학병원은 치료받기 힘든 상황이라고 많이 들었는데 이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받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흘 전에 발에 화상을 입어 입원한 김모(33)씨는 "동네 병원에 갔다가 거기서 안 될 것 같다고 해서 이 병원으로 왔다"며 "대학병원은 주말에 가면 오래 기다리는데 여기는 토요일에 왔는데 치료도 금방 되고 바로 진행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이 병원의 한 직원은 "다른 병원에서 진료가 안 된다면서 여기에서는 진료가 가능한지 묻는 전화도 많이 늘었다"며 "체감상 10∼20명 정도 더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명지성모병원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강소 전문병원의 수가를 높여야 한다며 전문병원 육성책 마련을 주문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각급 병원들이 병원 규모가 아니라, 병원 실력에 따라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전문성을 갖춘 강소 전문병원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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