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치솟은 사과·배·감귤을 대체하기 위해 정부가 오렌지, 바나나 등 수입 과일에 무관세 조치를 취했지만 이러한 조치에도 최근 수입 과일 가격마저 일제히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지 생산 비용이 올라가거나 작황이 좋지 않아 수입 전 가격 자체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 집계에 따르면 미국 네이블 오렌지 가격은 이달 중순 기준 10개 1만7723원으로 지난해 3월 중순 1만6276원보다 8.9% 올랐다. 미국산 오렌지 가격은 이달 초 1만6974원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오렌지는 1월 19일부터 할당관세가 적용으로 관세가 50%에서 10%로 낮아졌다가 이달부터 무관세로 바뀌면서 가격이 대폭 낮아져야 하는데도 1년 전보다 가격이 높다. 이는 할당관세 적용 직후인 1월 하순 1만7430원과 비교해도 소폭 오른 수준이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6월 30일까지 바나나(15만t), 파인애플(4만t), 망고(1만4000t), 오렌지(5000t), 자몽(8000t), 아보카도(1000t) 등 6가지 과일에 대한 할당관세를 도입했다. 할당관세 적용으로 오렌지를 제외한 바나나, 망고 등 5개 품목은 관세율이 30%에서 0%까지 떨어졌다.

바나나 가격도 이달 중순 기준 100g당 338원으로 1년 전 100g당 325원보다 4% 비싸다. 무관세가 적용된 1월 중순 333원보다도 가격이 올랐다.

파인애플은 1개당 가격이 이달 중순 7277원으로 1년 전 7003원보다 3.9% 높다. 다만 무관세가 적용되기 시작한 1월 중순 가격인 8148원보다 가격이 내려갔다. 연평균 가격 역시 2021년 6083원에서 지난해는 7427원으로 올랐고 올해는 7933원 수준이다.

반면, 망고 가격은 많이 내려갔다. 이달 중순 망고 1개 가격은 3667원으로 1년 전 5285원보다 30.6%나 내려갔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5000~6000원 이상을 유지하던 망고 가격은 할당관세 적용 후 급격히 낮아졌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오렌지, 파인애플, 바나나 등 수입 과일 가격 상승에 대해 “일부 품목은 작황이 안 좋았고 물류비나 저장 단가가 높아져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지 생산비 상승과 환율이 높아진(원화 가치 하락)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민지 기자 10kmjsky@hanmail.net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