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규 밝은정신문화센터원장
어릴 적 동학(東學)의 종도사(宗道師) 할아버지께 시천주(侍天主)를 배우고, 천자문과 명심보감(明心寶鑑)을 맛보며 중학을 마친 뒤 새로운 세상인 큰 도시로 향하였다. 시골 촌놈이 시골과 도시를 오가며 고등, 대학을 마치고 나니 입영 영장이 날아왔다. 데모로 몸살을 앓던 시절, 더벅머리를 깍고 웃으며 입대 하였다. 만 3년의 짧은 군 생활에서 얻어진 것은 “하면 된다”는 군인 정신 하나! 이곳에서 최고의 극기(克己)훈련도 받아 세상 풍파를 이겨낼 “이긴 자의 정신”을 배웠다.
논산훈련소 3년의 조교생활을 마칠 때 쯤 사람 다루는 법도 배웠고, 군 조직의 규율 속에서 인내와 질서를 배웠으며 “나라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는 근엄한 훈시도 할 수 있는 군인으로 변해갔다. 사람의 정신(精神)을 개조하는 훈련소 3년의 군생활을 제대한 후 또 다른 산업 군대에 들어가게 된다. 바로 포항제철! 허물어져가는 민족의 뼈대와 생기(生氣)를 세울 철강산업의 역군(役軍)으로 가기 전 어느 날, 아버지 앞에 불려가 내 인생의 바르게 가는 길인 첫 말씀(道)을 들었다.
겨울 눈이 내린 초등학교 운동장을 보시며 “저 초등학생이 걸어간 길을 봐라! 왜 저렇게 구불구불 길이 휘어져 있나? 물음에 답을 못한 아들에게 “저 앞에는 축구골대가 있다, 저 학생이 골대를 마음에 두고 걸었다면 아마도 바르게 길이 나 있었을 것이야! 이제 직장인이 되었으니 너의 목표를 세우고 네 인생길을 바르게 걸어가라” .지금도 그 말씀이 비틀린 마음을 잡아주는 인생의 깃대가 되어 영계(靈界)에 계신 아버지의 흔적으로 깊이 남아있다.
산업현장은 또 다른 군대 같았다. 포항제철! 군대의 행정과 조직 문화였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야 하는 일이 주어졌다. 군에서 익숙했던 일이라 새로운 희망과 자부심을 갖고 황색 작업복의 조직 질서에 순응하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였다. 첫 직장에서 주어진 업무는 지구촌 최고의 부가가치 제품인 전기강판을 생산할 공장 건설과 최고의 품질, 생산 기반(基盤) 구축이었다. 12개의 공정을 거치는 과정 중 어느 한 공정만 잘못 되어도 불량품이 나는 도자기 장인(丈人)정신이 있어야만 품질확보가 가능한 제품이었다. 약12년 넘게 방향성(方向性) 제품에서 불량품만 쏟아져 힘들고 어려웠던 때도 당시 우리에게 “포기란 단지 배추를 세는 단위일 뿐 이였다”
철강 선진국의 “기술도 경험도 없는 너희는 할 수 없다는 비아냥! 허나 “우리는 이 나라 산업발전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전기강판(電氣鋼板)을 생산 공급해야만 한다. 아무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고 있다. 우리 힘으로 이 나라 산업의 핵심소재인 이 제품을 생산해야만 한다” 는 사장님의 훈시를 들으며 마음에 뜨거운 열정이 솟아났다. 그리고 약12년 만에 공장과 기술 연구소의 역군들이 수고와 노력으로 수 많은 시험생산을 거치면서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 성공은 오늘날 산업 발전에 기폭제가 된다. 변압기, 전기자동차, 선박, Motor, 냉장고, 등 전자기기에 핵심 필수 소재로 공급되어 산업발전에 큰 공헌(貢獻) 하였다. 생산공장 시작부터 마지막 공정까지를 관리한 필자는 33년을 끝으로 직장을 마감하였다. 노후 삶! 약 42년 전 적성을 살려 조경기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회사에 메인 몸이지만 근20년을 조경재료인 나무 농사에 투자하였다.
조경(造景)은 학문적 정의로 “인간이 배출한 공해(公害)로부터 인간을 해방 시키는 학문” 이다. 나무를 키우며 그 삶을 배우고 참 도(道)를 배우면서 삶과 참 인생의 이치를 깨달았다. 경에서 배운 인간이 배출한 공해란 바로 “악의 씨인 욕심(慾心)이요 죄(罪)였다. 이것에 갇힌 생로병사의 삶! “인간을 원죄(公害)로부터 해방시키는 학문” 인 악(惡)을 버리고 죄 짐을 내려 구중심처에 에덴동산을 복원하여 생명나무를 심어 조성하는 약6천년 전 잃어버린 본향을 찾아 회복하는 것이었다.
인간의 본향(本鄕)! 그런 본향에는 공해(公害)인 사망도 슬픔도 애통도 없는 효자들이 사는 곳을 만드는 일이었다. 해서 오래 전 천부(天父)의 잃어버린 그 땅을 아름답게 조성하여 본향에서 처럼 오순도순 살고자 했던 것이다. 추사(秋史) 김정희는 “부모 자식들이 함께 살아가는 것이 일생에 제일 행복한 일이다” 했고, 도연명(陶淵明)은 “옛집에 돌아와 보니 그 동안 마음이 몸에 부림을 받고 살아왔음을 깨달았다” 했다. 오늘날 종교란 죄악에 물든 내 자신을 이기는 일이며, 성경에는 때가 되면 인간의 악한 심성(心性)이 배출한 공해 없는 아름답고 깨끗한 명당(明堂) “새 하늘 새 땅”을 창조하는 일이라 했다. 사람의 생각으로는 알 수 없었으나, 이제 때가 되어 예수님의 계시 책을 오늘날 약속한 목자에게 알려주시니, 이제야 듣고 깨달아 믿고 행할 수 있는 것이다.
대경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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