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율동 편집국 부국장

포스코그룹의 '장인화호(號)'가 지난 21일 출범하면서 지역민과 경제계는 제2의 영일만 기적을 꿈꾼다.

앞서 포스코 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장 신임 회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하면서 미래의 도전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구비함은 물론 그룹 핵심 사업과 개선점에 대한 확실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미래 비전을 명확하게 실현해낼 수 있는 최적의 후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처럼 안팎의 기대가 크지만, 그룹의 본업인 철강 사업이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급성장하던 이차전지 소재 사업까지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가면서 장인화호가 극복해야 할 당면 과제도 적지 않다.

그룹 핵심인 포스코는 지난해 글로벌 시황 부진과 중국과 일본 철강기업들의 약진이라는 도전에 직면하면서 경영 실적 둔화로 이어져 정통 '포스코맨'으로 철강 전문가인 장 회장이 철강 경쟁력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업계의 시선이 쏠려있다.

장 회장은 선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철강 사업은 포스코의 기본이라고 언급하면서 무엇보다 경쟁이 심화하는 철강 부분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취임식에서도 장 회장은 철강 사업은 국가 산업과 그룹 성장의 든든한 기반으로서 초 격차 경쟁 우위를 회복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러한 장 회장의 의지가 실현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또 현 정부 들어 그동안 대통령의 경제 순방이나 주요 기업인 참석 행사에 재계 5위 포스코그룹 회장이 번번이 제외되면서 재계는 물론 지역 경제계에서는 현 정부와 포스코가 불편한 관계라는 시각이 강했는데, 수장 교체로 관계가 재정립될 수 있을 것 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여기에 포스코 본사가 자리 잡고 있는 포항시와 시민단체 간의 갈등 또한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도 장 회장이 풀고 넘어야 할 산이다.

포항 지역사회는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에 따라 포스코 홀딩스 본사 소재지를 서울에 두고 있는 현안(懸案)을 놓고 그동안 포스코 측과 갈등과 대립을 이어왔다.

이후 지역 시민단체들은 포스코홀딩스가 소재지 주소를 포항 포스코 본사로 옮겼고 미래기술 연구원이 포항에 본원 개원식을 했지만, 인력과 조직이 오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서울 포스코센터 앞에서 수회 걸쳐 최정우 전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어왔다.

이로 인해 그간 최정우 전 포스코그룹 회장과 포항 지역사회의 관계가 원만치 못한 것으로 비쳐 포항과 포스코의 동반자 관계에 흠집을 내기도 해 대·내외적으로 비난과 우려를 쏟아 내면서 아직까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장 회장은 이를 의식이나 한 듯 취임 후 첫 대외 행보로 이강덕 포항시장과 만남의 자리를 갖고 앞으로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원활히 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

장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긴 안목에서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 앞으로 더 발전적인 관계가 되도록 화합하고 상생하자며 제의하고 이 시장은 포항시와 포스코가 상호 협력 관계를 더욱더 굳건히 이어가자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장 회장 취임 후 이강덕 시장과의 첫 만남을 계기로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이 이어지길 바라며 서로 주고받은 약속이 반드시 지켜지길 바란다.

포스코는 1967년 6월 포항으로 입지가 확정된 이후, 그동안 포항시민의 성원과 전 직원들이 쇠를 뽑아내어 나라에 보답한다는 제철보국(製鐵報國)의 일념(一念)으로 똘똘 뭉쳐 긴 여정을 함께 해오며 고난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오늘날 글로벌 철강기업으로 우뚝 섰다.

또 포스코는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로 50여 년 만에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고 노사 모두가 밤잠을 설치며 한마음 한뜻이 되어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135일 만의 조기 복구라는 기적을 다시금 일궈냈다.

새로이 닻을 올린 포스코그룹의 '장인화호(號)'가 그날의 저력과 정신을 다시금 되살려 대립과 갈등이 아닌 대화와 타협으로 미래 100년을 위한 화합과 상생의 기반을 더욱더 확고히 다지고 ‘제철보국’의 정신을 이어 제2의 영일만 기적을 이뤄내길 응원하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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