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신임 회장 당선자가 29일 정부가 언급한 '조건없는 대화' 제안에 대해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또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을 상대로 국회의원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임 당선인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정원 2000명을 양보하지 못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러시안룰렛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당선인은 "국민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금 상황이 불안하고 힘드신 걸 알고 있다. 의사들도 상황을 최대한 빠르게 정상화시키고 싶은 생각이 있다. 하지만 정부가 대화의 의지가 없다면 저희가 일방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먼저 국민과 안전을 살펴야 하는 정부와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고도의 정치행위를 해야 할 여당이 그 기능을 전혀 못하고 있다"며 "현 상황은 전공의, 의대생, 의대 교수들이 만든 위기가 아니라 정부가 만든 위기. 이 사태의 책임이 정부와 여당에 있는 것은 명백하다"고 했다.

임 당선자는 현재의 의료진 이탈 사태와 관련 "정부가 만든 위기고 현재 공은 정부에 넘어가 있다"며 "지금 잘못하면 대통령 탄핵"이라고 했다.

또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의사를 반영해 정부와의 대화에 나설 것"이라면서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의사는 정원 증원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필수의료 패키지도 우리나라 의료가 무너지는 말도 안 되는 정책이라 학생들이 반대하는 것이다. 두 정책은 폐기돼야 한다"며 대화 전제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의사에게 사기꾼, 부도덕한 존재, 이기주의 같은 프레임을 씌우는 나쁜 정치인이 여야 없이 존재한다"며 "이런 정치행위가 지속될 때에는 진료 현장에서 만나는 국민들에게 말씀드리는 방식으로 낙선운동을 하겠다"고도 말했다.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 유예 조치에 대해서는 "처벌 위주 협박으로 일관한 것보다 진일보 했다"면서도 "부족하다. 대화하려면 잘못했다고 사과해야 진실성이 담보된다"고 혹평했다..

특히 정부가 내세운 '조건 없는 대화' 참여에 대해서는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임 당선자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도 "코로나19 시절 문재인 전 대통령이 4대 악을 규정하고 의대생을 끝까지 괴롭혔다"며 "현재 사태는 전 정권에도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