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승계를 위한 사업구조 및 사업재편 자문 제공

삼성그룹이 후계승계를 위한 사업구조 및 사업재편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투자은행(IB)들이 자문역할을 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자문수수료만 1억달러(약 1010억원)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사업 기회이기 때문이다.

IB들의 최고위직 임원들은 삼성으로부터 일을 따내기 위해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다. 씨티그룹의 마이클 코뱃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에 한국을 방문, 그룹 경영진과 회동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지난달에는 스티븐 버드 씨티그룹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가 한국을 찾기도 했다.

삼성그룹의 승계작업이 속도를 점차 내면서 IB들은 대규모 전담팀을 꾸리고 CEO들을 삼성그룹 본사로 보내는가 하면 삼성그룹을 다루는 보고서 작성에 적극 나서고 등 공을 들이고 있다.

홍콩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의 한국 대표 숀 코치란은 "삼성그룹의 구조를 단순화하는데에는 수백건의 거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증권사는 지난달 중반 삼성에 대한 178페이지짜리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이번 조정(restructuring)은 복잡한 사업구조를 정리하는 것뿐 아니라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상속세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 삼성은 특정 은행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기보다는 거의 모든 거래에 경쟁을 붙이는 식을 선호한다.

삼성은 2010년 이후 자문수수료만 1억6700만달러(약 1687억원)을 지불했다. 이는 아시아(일본 제외)에서 10번째이자 한국에서 가장 많은 수수료 액수이다. 올 들어서 현재까지는 2100만달러를 지불해 지난 한해 전체(1300만달러)보다 많은 수수료를 썼다.

IB들은 앞으로 2년 동안 삼성그룹이 총 1억달러를 넘는 자문수수료를 지불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한 외국계 투자은행의 고위 임원은 "삼성과는 한 시간 만남에도, 우리는 준비에만 30인시(人時)를 들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컨설팅업체 프리먼과 톰슨로이터 자료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2010년 이후 삼성 관련 수수료로 1910만 달러를 벌었다. 이는 삼성이 지불한 수수료의 11% 수준으로 해외 은행 중 최대이다.

씨티그룹은 약 67개국에서 삼성의 현금 운용과 외환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JP모간도 여러 삼성관련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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