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끌어안을 수 있는 분명한 안보·평화교육 필요하다

대구취재본부 조민제 차장

올해는 시작부터 온·오프라인 속에 갖가지 사건들이 난무하며 혼란이 가시지 않는 한해를 예견하고 있다.

올해 2016년은 십간과 십이지를 짝지은 60갑자 중 서른셋째인 병신년(丙申年)이다. 붉은 원숭이띠의 해로도 불리는 올해는 그 어감처럼 온라인에서 이를 패러디한 인사말·유머글이 퍼지면서 장애인과 여성을 비하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온라인에서 ‘병신년 농담 안 하기’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지만, 특정 대상을 겨냥한 공격성 발언은 올해 시작부터 포용보다는 차별을 강화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대내외 안팎으로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에 따른 북핵 위기, ‘평화의 소녀상’ 이전과 관련한 한·일 문제, 사우디아라비아(수니파)와 이란(시아파)의 종파 갈등에 따른 국제 정세 불안 등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교수신문에서 지난해 사자성어로 선정한 '혼용무도(昏庸無道,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무도하다)'를 무색케 할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통해 “1997년 IMF 위기 당시 겪었던 대량 실업의 아픔과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다시 치를 수도 있다”며 경제위기에 대한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지만, 북한 핵실험 직후 담화임에도 북핵 해법 제시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해법이 나오지 않았다.

또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 13일 임기 마지막인 신년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일체 언급하지 않으면서 이란의 핵 협상과 달리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쟁의 위험을 간직하고 있는 한반도는 1948년 8월15일 남쪽에 대한민국이 수립되고, 같은 해 9월9일 북쪽에 공산주의 정권이 수립됐다. 이후 1950년 6월25일 민족상잔의 한국전쟁을 겪은 뒤 1953년 7월27일 오후 10시 휴전 협정의 효력일 발생함에 따라 설정된 군사 분계선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역사 속 배경에서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은 일방적 열세 속에서 마지막 보루였던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 내며, 이후 인천상륙작전을 통한 전세 역전의 발판을 만들어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대구·경북 시 도민들은 성금을 모아 1979년 6월25일 대구시 남구에 ‘낙동강승전기념관’을 개관, 지금까지 이들의 거룩한 얼을 기리고 있다.

낙동강승전기념관을 관리하는 한국자유총연맹 대구지부 관계자는 “낙동강전투에서 40여 일간 북한군을 지체시키지 못했더라면 오늘의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보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대구·경북에도 영천호국원 등 현충시설과 충혼탑을 방문하는 ‘내고향 현충시설 탐방’을 통해 직접 눈으로 전쟁의 상흔과 한반도 평화통일의 필요성을 느끼는 등 안보·평화교육을 실질적·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대만·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소위 ‘쯔위 논란’에 대한 대만의 여론은 교육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줬다. 2000년 한 권이었던 역사책을 중국사와 대만사로 분리해 역사교육을 진행한 결과, 청년층들은 대만인의 정체성을 분명히 가지고 하나된 모습을 보여줬다.

현재 우리나라도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라는 정치적 화두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안보·평화를 위한 실질적인 이론·실습 교육을 진행, 분명한 역사의식과 정체성을 가지고 북한을 끌어안아 사회 통합의 한 해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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