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은 사람]

▲ 손태호(35)씨가 3D 배경 아티스트로 직접 참여한 콜오브듀티 인피니트 워페어 포스터 옆에서 쑥스러운듯 팔짱을 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일만항 배를 바라보며 꿈 키운 손태호 씨의 위대한 도전
경영 전공 과감히 놓고, 원하는 3D 애니메이션으로
1인칭 슈팅게임의 최고봉 콜오브듀티 회사 인피니티 워드의 3D 배경 아티스트로

“도저히 적성과 맞지 않는 전공을 할 수는 없었어요. 그때마다 아버지께서 자주 함께 데려다주셨던 포항 영일만항의 배를 3D로 나타내고 싶다는 열망은 적성을 찾게 해주었고 오늘날 자부심을 느낄만한 회사까지 저를 이끌어주었죠”

도선사의 아들이자 유명회사 3D 배경 아티스트인 손태호(35)씨의 말이다.

20대 한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던 손 씨는 적성이 맞지 않는 공부를 과감히 떨쳐내고 새로운 도전을 꿈꾸게 된다. 이때 교수의 권유와 어릴 적 꿈을 좇아 비인기 과목이지만 3D 애니메이션 전공으로 과감히 옮기며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한다.

포항에 배들이 떠다니는 모습을 3D로 표현하고 싶었던 그는 늦은 만큼 열심히 기초를 쌓아 나가기 위해 학교에서 밤새며 공부하기도 했다. 기본기를 다져가며 미국까지 유학을 결심했고 더욱 심도 있게 3D 애니메이션을 공부해 나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Academy of Art University라는 대학교에 입학해 한국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다양한 문화와 학문적 지식을 쌓았고 학교작품전에서는 전공 분야에서 1등을 하는 쾌거까지 이뤄냈다.

그가 직접 제작한 ‘UFM-258 Fairlady’라는 1등 수상작은 포항 영일만항에서 눈에 넣어두었던 선박과 태풍을 떠올리며 폐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창작한 3D배경아트다.

이어 이 작품으로 학교에서 주최하는 쇼케이스 행사에서 여러 회사와 면접을 봤으며, 그중 ‘인피니티 워드’라는 회사에서 독특한 상황 속에도 사실적인 표현을 담은 작품의 완성도를 칭찬하며 그를 스카우트 했다.

세계 최대 게임 회사 중 하나인 엑티비전 블리자드의 산하에 있는 인피니티 워드는 이중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FPS(1인칭 슈팅) 게임으로 유명한 콜오브듀티를 제작한 회사다.

이렇게 취업한 동시에 3D Artist라는 매거진에 졸업 작품이 실리기도 하며 여러 아트 웹 사이트에서 수상도 한 손태호 씨는 지금도 새벽까지 호기와 열정으로 3D 배경아트를 제작하는 미국 게임 업계의 새싹이 됐다.

현재 그가 제작한 배경아트는 지난 4일 발매에 들어간 콜오브듀티의 새 시리즈 인피니트 워페어이며 이중 지구의 미래 도시와 화성과 소행성, 블랙홀, 우주선 등 다양한 맵을 입체적으로 현실감 있게 제작했다.

손태호 씨는 “어릴 때 포항에서 배를 보여주며 꿈꾸게 해준 아버지께 감사드리고 오늘날 이렇게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나의 작품을 즐겨준다는 것에 너무나도 큰 보람을 느끼게 됐다”며 “한국이든 미국이든 상관없이 꿈을 포기 하지 않고 노력을 다 한다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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