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제2사회부장

▲ 김영식 기자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국민들의 촛불집회 강도가 강해지고 있다.

지난 3일 제6차 촛불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횃불과 수의를 입은 피켓을 가지고 나와 질서 있는(명예로운 퇴진)퇴진이 아닌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세계 4대 통신사중 하나인 AFP 통신과 주요 외신들은 200만 촛불 집회를 피플 파워(국민의 힘)다며 국민들이 박 대통령의 퇴진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이전 촛불집회에서는 최순실 게이트, 대통령 하야와 퇴진, 우병우 전 수석,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주요 이슈로 등장했지만 6번째 촛불집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정 조준한 단어들이 쏟아지고 있다.

구속, 무덤 등 이전 촛불집회에서 볼 수 없었던 어휘들과 상징성이 강한 횃불, 피켓(대통령이 수의를 입고 포박된 상태)이 등장해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언어적 메시지와 상징적 아이콘의 강도가 강해졌다.

이런 촛불 민심은 박 대통령의 3차 담화가 오히려 국민들을 더 자극했다는 측면과 현재 새누리당 비박계의 탄핵 움직임이 동력을 상실한 것이 아니냐는 국민들의 판단 때문이다.

이를 반증하듯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이 물러나겠다고 했으니 탄핵이 의미가 없다는 반응과 함께 비박계가 대통령의 3차 담화로 탄핵에 수동적인 입장을 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새누리당이 질서 있는 퇴진으로 당론을 결정하자 국민들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반대의 표현으로 보인다.

6번째 촛불집회에서 국민들은 박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이 아니라 즉각적인 퇴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야 3당은 너나 할 것 없이 탄핵을 밀어붙이는 형세다. 탄핵이 가결돼도 좋고 부결돼도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국민들이 추운 겨울 매주 광장으로 나와 목소리를 계속 높이고 있지만 청와대와 정치권은 국민들이 보내는 메시지에 적극적으로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차기 대선과 맞물려 각 정당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여권은 시간적 여유를 가지면서, 차기 대선에서 보수진영의 새로운 결집으로 진보세력과의 한판 승부를 노리고 있다.

반면 야 3당은 현재의 촛불민심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여론을 통해 지난 10년간의 보수세력 집권을 종식시키고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이미 대선에 돌입한 상태로 보인다.

이번 6번째 촛불집회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메시지는 언어적인 면이나 상징적인 관점에서 볼 때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이 아니라 즉각적인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야 3당은 비박계를 더욱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명분은 국민들의 요구사항이 즉각 퇴진이기 때문에 여기에 응답(반응)하라는 것이다.

김무성과 유승민계로 대표되는 비박계의 운명이 이번주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는 야 3당과 6번째 촛불 민심으로 인해 박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표명하는가에 따라 탄핵에 임하는 비박계 의원들의 태도가 결정 나기 때문이다.

즉각 퇴진이든 질서 있는 퇴진이든 중요한 것은 이로 인해 국민들이 고통을 받지 않아야 한다. 추운 겨울 주말마다 광장이나 거리로 나와 시위하는 국민들이 불쌍하다.

정치권은 탄핵에 대한 입장 표명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미 여야 정치권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더 이상 국민들을 힘들게 하고 고통 받게 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들의 고통과 애로사항을 먼저 해결해야 할 책무가 있는 정치권이 또 계속 정략적인 행보를 우선시하는 전략을 취한다면 국민들이 정치권을 더욱 불신하는 결과만 양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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