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애

하늘이 술렁인다
구름이 말이 되어 달려간다.

바다가 일렁인다
파도가 수평선 너머에서 너울댄다.

날아가는 갈매기도
잠잠히 숨을 죽이고

오랜 기다림 끝에
엄마 품속에서
톡! 불거진 아가

세상을 향해
발돋움한다.

통.
통.
통.







-박영애 동시집『지구에게 내복을』(문학과문화,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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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애 시인은 경북 포항에서 출생하였고, 『아동문학평론』 동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하였다. 나는 박영애 시인을 2014년 3월, 내가 지도하고 있는 대동고등학교 문예반 ‘뿌리문학회’ 김민재 학생의 어머니로 처음 알게 되었다. 인용한 시「해돋이」가 수록된 『지구에게 내복을』은 박영애 시인의 첫 동시집이다. 해돋이, 바닷가의 일출을 “오랜 기다림 끝에/엄마 품속에서/톡! 불거진 아가”라는 비유적 표현이 재미있다. 수평선 저 너머에서 불쑥 솟아나는 일출을 핏덩이 새 생명의 탄생과 그 울음으로 노래하고 있다. 사실 “세상을 향해/발돋움”하는 생명의 모든 출발과 움직임은 ‘해돋이’처럼 장엄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이제 곧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서 새로운 학문, 새 세상과 맞닥뜨릴 김민재, 양정모 학생을 비롯한 대동고 3학년 학생들아! 영일만의 일출(日出)처럼 거침없이 세상을 향해 발돋움하고 앞을 나아가라. 그리하여 “통./통./통” 세상을 크게 울리게 할지어다. 그런데 ‘지구에게 내복을’ 꼭 입혀야 하는데, 그것은 누가 하노?
-이종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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