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불법 의혹이 제기됐던 포항공항 활주로 재포장 공사가 총체적 부실이었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된만큼 검·경은 본격적인 수사를 해야 한다.
애초부터 시공사가 불가능에 가까웠던 공사 기일을 맞추기 위해 핵심 골재인 바다모래의 시험성적서를 위조하는 등 갖가지 불법을 자행했으며, 감리를 맡은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건설관리공사는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감사원은 국방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에서 포항공항 활주로 재포장 공사의 총체적 부실을 확인하고 관련자 처벌과 함께 부당하게 처리한 공사비를 회수할 것을 조치했다.

포항공항 활주로 재포장 공사는 포스코 제강공장건설로 발생한 해군 6전단 항공기의 비행안전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스코 지원공사비 900억원을 포함, 국방부 244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3월 25일 준공했다.

감사원은 재포장한 포항공항 활주로 포장의 설계수명을 재검토한 결과 2개 시공 시공구간 각각 9개 지역 구간 가운데 절반정도가 크게 미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활주로 포장 전반의 안전성 등에 대해 공인기관에 다시 안전진단을 의뢰한 후 그 결과에 따라 활주로 안정성을 확보하는 등 적정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고로슬래그를 무상 사용하면서도 부당설계변경으로 인해 2억5천만원의 예산을 낭비하기도 했다. 국방시설본부는 포항공항 활주로 포장면이 노후화 돼 재포장이 필요하다는 결과보고서에 따라 동측 구간(1,233m)와 서측 구간(900m)를 실시했다.

공사 가운데 지난 2015년 6월 2일 동측 구간의 하부 지반이 점토층으로 돼 지지력이 확보되지 않자 이를 고로슬래그로 바꿔 설계해야 한다며 공사비 2억3천600만원을 설계 변경해 증액을 요구했다.

같은 해 11월 9일에도 2천100만원을 추가로 요구하는 등 총 2억5천700만원의 예산이 고로슬래그로 치환하는데 사용된 것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이미 무상으로 반입과 운반이 가능한 것으로 이미 설계가 돼 있었다.
설계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승인해준 것이다. 감사원은 부당하게 설계변경한 후 지급된 고로슬래그 공사비용을 이행각서에 따라 환수조치토록 했다.

국방시설본부와 함께 공사에 참여한 한국건설관리공사 차장은 향응을 수수하기도 해 관리감독도 허점을 드러냈다. 술과 식사의 자리에서 총 200만원을 넘는 향응을 제공 받은 것이다.

이미 포항공항 활주로 재포장 공사의 불법 사실은 공사 참여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라 수차례 언론을 통해 문제가 제기됐다.

검찰과 경찰은 감사원 감사 결과 이같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만큼 철저한 수사를 통해 비위 관련자에 대한 일벌백계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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