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의 뿌리는 고인이 된 청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다. 박태준 명예회장은 1964년 대한중석 사장 시절 돌봤던 대한중석 축구단 선수단을 중심으로 1973년 4월 1일 포항제철 축구단 실업팀을 창단했다. 초대 감독은 한홍기 감독이었고 이회택 등 13명이 창단 멤버였다. 1984년 2월 국내 프로스포츠가 활성화 되면서 이듬해 ‘강철군단 포항제철아톰스’ 프로축구단으로 출발했다.
이후 청암은 축구단에 애정은 물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포항스틸러스를 세계적 명문 구단으로 우뚝 세웠다. 지금현재 포항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프로경기가 축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청암의 축구사랑은 곧 오늘날 포스코 존재에 대한 고마움의 극치라 할수 있다. 다시 말하면 시민들에게 보답하는 최고의 정성어린 선물이다.
청암의 포항지역에 대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실천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 중 포항공대와 제철학원을 세워 교육에 이바지 한 것은 50대 이상 시민들이라면 부정 할 수 없을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요약하면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다.
즉,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이다.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 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포항스틸러스 장영복 단장은 최근 만취상태에서 포항시 남구 모주점에 들어가 큰 소란을 피웠다고 한다. 그것도 베트남 이주여성의 가게에서 그녀의 어린자녀들이 지켜 보는 앞에서 그랬다고 한다. 자신의 엄마가 손님으로부터 욕설과 행패에 시달리는 광경을 목격한 어린아이의 심경은 어땠을까.
장영복 단장은 소위 사회 지도층에 속한다.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지녀야 하는 그가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린 것이다.
만약 가게 주인이 베트남 이주여성이 아니라 한국사람, 특히 포항사람이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권익위는 물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벌써 접수 됐을지도 모르는 상태다.

장영복 단장은 지난 2017년 2월 포항스틸러스 제7대 단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 포스코에 입사해 정보기획실을 거쳐 포스코엠텍 HR지원그룹리더,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했다.
대학시절 때 준법 공부까지 하고 국내 최고 기업에 입사한 엘리트코스를 밟아 온 그 였다.
이번 만취소란과 관련해 장 단장은 ‘최근들어 스트레스가 심했다’ 며 ‘뒤늦게 업주에게 사과했다’고 했다. 스트레스는 술로 절대 풀리지 않는다. 차라리 술 대신 스틸러스 구장에서 공이나 차면서 풀지 왜 애꿎은 남의 가게에서 행패를 부렸는지 되묻고 싶다.
장영복 단장은 공공정신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진정 포항스틸러스 축구단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이라면 공동 구단주인 포항시민들에게도 정중히 사죄해야 한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