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3 축구대표팀 올림픽 탈락에 분노

 

한국 축구 대표팀이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이 불발된 것과 관련해 전 국가대표 이천수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회장과 함께 황선홍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 등의 사임을 공개 요구했다. 

이천수와 황선홍 감독은 2002년 월드컵에서 함께 활약한 선후배 사이기도 하다.

유튜브 채널 ‘리춘수’ 영상 캡처
유튜브 채널 ‘리춘수’ 영상 캡처

이천수는 지난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 '이제 그만하고 내려오시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나도 올림픽에 나가봤지만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며 "그전부터 우려된다고 얘기했던 게 이제 터졌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당시 감독을 경질한 뒤 U-23 감독이던 황선홍에게 A대표팀 감독을 겸직시켰다. 이천수는 "이런 결과가 나올까 봐 그러지 말라고 한 거다. 올림픽에 황 감독이 집중할 수 있게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은 피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화살을) 맞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또 "'올림픽 한 번 안 나가면 되지' 이게 아니다. 한국 축구 완전히 밑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다"며 "정몽규 회장, 정해성 협회 전력 강화 위원장, 황선홍 감독 세 명이 무조건 책임져야 한다. 선수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 회장에 대해 "정몽규 회장이 지금까지 한 일은 한국 축구를 10년 이상 역행하게 한 것"이라며 "회장님이 사퇴하셔야 한다. 사람을 잘 못 쓴 거, 사람을 잘못 썼는데 위임을 준 것도 책임이다. 싹 다 바꿔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있다. 한국 축구의 미래가 없게 한 사람들은 다 그만둬야 한다. 한국 축구에 너무 큰 죄를 지었다"고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경기 결과를 놓고도 "승부차기로 진 것이 아니라 경기력 자체나 찬스 비율에서 여러 가지에서 인도네시아에게 졌다"며 "이게 올림픽 예선을 준비하는 팀이 맞나 생각이 들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끈 인도네시아와 수준이 똑같아졌는데 우리만 긴장을 안 하고 무조건 본선 진출할 거라고 생각하고 들이댔다는 게 제일 짜증 난다"고 쓴소리를 냈다.

아울러 "황선홍 감독도 솔직한 얘기로 (감독 겸직) 받지 말았어야 한다. 자기 욕심이다. 그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천수는 "한국 축구를 신선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 포진돼서 협회를 밀고 나가야 한다. 매번 돌고돌아 하는 사람이 하면 안된다. 남이 뭐라고 해도 흔들리지 않고 한국 축구를 위해서 달려갈 수 있는 사람들이 협회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26일(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인도네시아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2대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0대11로 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해 올림픽 본선 무대에 설 수 없게 됐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것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이후 4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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