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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생기 없는 표정으로 넋두리처럼 내뱉던 직장동료의 말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그는 늘 힘들 때마다 이렇게 말했다. "자식들 대학 졸업시키고 아파트 대출금 갚기 전까지는 죽었다고 생각하고 참고 살아야지. 그때부턴 하고 싶은 것도 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거지 뭐. 인생 그런 것 아냐?" 그런 그는 객지 생활하면서 지독할 정도로 검소하게 살았다. 자신
칼럼
대경일보
2025.11.2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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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전쟁 때 왜(일본)는 조선에서 많은 것을 약탈해 갔다. 약탈품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문화(기술)이다. 필자는 1592년 발발한 임진전쟁에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왜장 가토 기요마사를 주목한다. 가토는 일본 구마모토 출신 왜장이다. 그는 1592년 임진년 왜의 선봉장으로 침략군을 이끌고 왔다. 정유재란 때인 1594~1596년 사
칼럼
대경일보
2025.11.2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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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동 부국장 안동시가 내방가사의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며 다시 한 번 한국 기록문화의 중심임을 보여주고 있다. 조선 후기 여성들이 안방에서 써 내려간 ‘내방가사’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목록 등재를 위한 국내 대표 후보로 최종 선정됐다. 2022년 유네스코 아·태 지역 목록 등재에 이어 이번에는 더 높은 세계 기준을 향해 나아간다는 점
칼럼
김희동 기자
2025.11.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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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徐庶, 자는 원직)는 삼국지에서 빛나는 재능을 지녔으면서도 끝내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비극적 인물이다. 제갈량·방통과 함께 유비 진영의 지략가로 거론되지만, 그의 이름은 두 봉황보다 희미하게 남았다. 이는 그가 남긴 활약이 짧았기 때문이 아니라, 충과 효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운명적 상황에 갇혀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
칼럼
대경일보
2025.11.2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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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6월 2일 서울에 대표 법무사 친구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재현(가명)이가 죽어간다 자네가 쓴 글을 보니 그 분을 이 친구에게 소개하면 어떨까? “ 우당의 칼럼”을 보고 연락이 온 것이다. 이렇게 죽마고우(竹馬故友)의 6개월의 생사를 넘는 소생작업이 시작이 되었다. 기적이란 별것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은 단시간에 이루어진 기적이라 놀라워
칼럼
대경일보
2025.11.2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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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글로벌화/지구촌화 되었다 하더라도 어느 나라든 어느 도시든 각자의 특색이 있기 마련이다. 물론 과거 시절과는 달리 현대 사회는 각자 다르게 존재하기보다는 서로 많은 공통점을 지닌 근대화 내지 서구화된 사회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용어에 대해서 반발하는 이들도 있을 것 같은데, 필자도 근대화며 서구화라는 용어에 대해서 한국인이자 동북아인으로서 서운
칼럼
강병찬 기자
2025.11.2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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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간격으로 타는 기차… 언제나 마음이 설렌다. 여행의 길동무는 행복했던 시절의 추억, 과거는 살아있다. 괴로웠지만 슬프진 않다. 모든 것은 그 날 7월의 축제일에 시작되었다.”로 시작되는 감미로운 음악과 영상을 배경으로 하는 추억의 영화. ‘부베의 연인’이다. 영화는 14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약혼자 ‘부베’를 찾아가는 ‘마라’라는 여인의 순애보
칼럼
대경일보
2025.11.2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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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의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약하다. “오늘부터는 매일 한 시간씩 운동해야지.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어야지. 급한 성격을 고쳐야지. 내일부터 금연해야지” 등의 여러 가지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꼭 해내리라 다짐한다. 하지만 그 결심은 대부분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실패한다. 그리고는 “나는 왜 이리 의지가 박약할까! 나는 정말 안 되는 건가 봐!”라며 자책한다. 이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면 마음을 짓누르던 자괴감마저 익숙해져 버린다. 그리되면 향상을 지향하는 삶은 자연스레 멀어진다. 하루하루를 그대로 그렇게 살아간다.
칼럼
대경일보
2025.11.2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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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는 그렇게 울고,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라는 시를 본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 낙엽이 지는 가을이 되니 한국인이 좋아한다는 시집을 찾았다. 문득,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 교과서에도 실린 미당 서정주 님의 ‘국화 옆에서’를 읽게 되었다. 왜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그렇게 울었을까? 답은 불안정한 방전현
칼럼
대경일보
2025.11.2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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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가끔은 지금의 내 인생이 아닌 다른 인생이 되어 살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인생은 재미있어 보이고 다른 사람의 삶은 좋아 보여서 그것이 비록 겉모습만 아름다워 보인다 하더라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배우는 왕도 되어보고 부자도 되어보고 거지도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인생의 주인공인 내가 연극배우라고 생각하
칼럼
대경일보
2025.11.1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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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쓴 글 중에 발명가의 자세에 대한 글처럼 많은 것도 없다. 강의 요청도 예외가 아니다. 발명가로 성공하려면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가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미 40여 년 전에 ‘발명가의 10대 자세’와 ‘발명가의 10대 사고’를 창안하여 발표했던 관계로 지금도 인공지능에 ‘왕연중이 창안한 발명가의 10대 자세’와 ‘왕연중이 창
칼럼
대경일보
2025.11.1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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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사장. 가을이 왔네. 어제는 홀로 가을 여행을 다녀왔어. 단풍이 물든 시골길을 걸으며 우리 젊은 날을 추억했네. 잘 지내지? 사업하느라 바쁘겠지만 가끔 연락하며 지내세.” 오랜 시간 연락이 없던 친구에게 안부를 전했다. 친구는 회사 경영이 어려워 지난 추석을 계기로 사업을 접게 된 친구가 있었다. 일전 칼럼 에도 언급한 친구였는데, 법인회사
칼럼
대경일보
2025.11.1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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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동 부국장APEC 정상회의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경주는 또 한 번 뜨거운 문화적 감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개관 80주년을 기념해 열린 ‘신라 금관 특별전’은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끊임없이 이끌고 있다.11월 2일 일반인에게 공개된 전시 초반에는 새벽 4시부터 줄을 서는 광경을 초래하기도 했다. 30분 단위 회차제로 하루 2550명만 입장 가능하며 지난 17일까지 금관전은 4만2110의 관람객이 특별전을 찾았다. 전시는 당초 12월 14일에서 내년 2월 22일까지 연장되었다. 전시
칼럼
대경일보
2025.11.1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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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 미국의 한 조용한 마을에 저드슨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저드슨씨는 매일 신발 끈을 묶느라 너무 허리가 아팠다. 끈보다도 더 쉬운 방법이 없을까? 하고 시작된 작은 불편함에서 만든 발명품이 세상을 바꾸었다. 그는 램프 불빛 아래에서 톡톡, 덜컹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했다. 다음날, 사람들 앞에 내놓은 발명품의 이름은 ‘클래습 로커(Clasp
칼럼
대경일보
2025.11.1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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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희로애락을 겪어가면서 살아간다는게 틀린 말은 아니라고 보지만, 요즈음 어려운 경제상황과 덧물린 혼란한 정치상황, 국제적인 진영다툼, 끝나지 않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의 관세 협상 등을 대하면서 모두가 우울함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김소월의 시, ‘세상모르고 살았으면!’은 내님과의 지나간 이별을 회상하면서, 지금이라
칼럼
대경일보
2025.11.1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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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선물을 주고 받으며 나눈 이야기가 화재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전통 도자기인 청자를 선물로 주었고, 시진핑 주석은 샤오미 스마트폰을 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거, 통신보안이 됩니까?”라며 다소 예민한 질문을 던졌고, 이에 시 주석은 “보안은 걱정 말라며 백도어가 있는지
칼럼
대경일보
2025.11.1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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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다 보니 충북 제천시의 고려인 마을 유치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 자세히 들어 보았다. 제천시는 철도 교통요지라고는 하지만 높은 산과 골짜기의 산악도시로서 인구는 13~4만 정도인데, 고령화와 인구 유출이 심각해 고려인 정착 마을 유치를 추진하게 되었다고 한다. 제천시는 고려인 4세를 중심으로 동포들을 적극 유치하고자 했는데, ‘외국인 주민 및 다문화
칼럼
대경일보
2025.11.1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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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龐統, ?~214)은 제갈량과 더불어 와룡(臥龍)과 봉추(鳳雛)라 불린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생애는 제갈량과 달리 짧고도 허망하게 끝났다. 정사에서는 전략가로 높이 평가되지만, 『삼국지연의』에서는 추한 외모 탓에 인정받지 못하다가 뒤늦게 발탁되는 인물로 묘사된다. 이는 첫인상이 얼마나 사람의 평가를 좌우하는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첫 인상과
칼럼
대경일보
2025.11.1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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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동 부국장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포항 구룡포의 바닷바람은 유난히 짙은 향기를 머금는다. 그 향기의 주인공은 단연 과메기다. 바다 냄새와 햇살, 찬바람이 빚어낸 겨울 별미. 한입 베어 물면 짭조름한 감칠맛과 고소함이 어우러져 바다의 기억이 입안 가득 퍼진다. 포항 구룡포 과메기가 지난 10월 18일 첫 출하를 시작한 가운데, 오는 15일과
칼럼
김희동 기자
2025.11.1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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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아주 먼 미국의 한 실험실에 월러스 사람이라는 과학자가 살고 있었다. 월러스는 하얀 가운을 입고 매일 유리병과 시약들 사이에서 실험을 하며 이런 생각을 했다. “비단처럼 반짝이지만, 거미줄처럼 튼튼한 실을 만들 수 없을까?” 왜냐하면, 그때 사람들은 옷이나 스타킹을 만들 때 모두 천연 실크나 면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재료는 비싸고 서민들은 잘 구하기도 어려웠고 또한 금방 해지곤 했다.월러스는 친구 과학자들과 함께 수많은 병에 든 액체들을 섞어 보고, 가열하고, 식히고, 다시 섞었다. 어느 날, “찰칵!” 두 가
칼럼
대경일보
2025.11.09 1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