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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의 상업조합인 길드(Guild)는 한 상인의 실패가 공동체 전체의 몰락으로 번지지 않도록 위험을 함께 짊어졌다. 누군가가 흔들릴 때 가장 먼저 손을 내밀던 이 오래된 지혜는 오늘의 경제 환경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대구 지역 소상공인을 지키는 대구신용보증재단이 그 전통을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이어가고 있다. ◇ 장기 불황 속 골목을 지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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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5.11.2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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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는 전쟁의 비극을 압축한 장면이 있다. 총탄이 쏟아지는 전장에서 형을 살리기 위해 몸을 돌리는 동생 진석. 두 형제의 발끝에서 펄럭이던 태극기는, 나라가 가장 흔들리던 순간에도 누군가는 끝까지 누군가를 지켜냈다는 사실을 말없이 증언한다. 전쟁은 끝났지만 그 숨결은 사라지지 않았다. 대구보훈청이 지키는 것은 바로 이 기억이며, 국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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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5.11.2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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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는 예고 없이 찾아오며 한순간의 연기와 불길은 익숙한 집 구조조차 낯설게 만들어 대피를 더욱 어렵게 한다. 실제 주택 화재 사망자 상당수는 불길보다 연기 흡입과 대피 지연으로 발생하고 있어, 평소의 준비가 생명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임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집 대피계획 세우기’는 거창한 제도가 아니라 가정에서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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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5.11.2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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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흔들릴 때, 한 승려는 칼 대신 붓을 들었다. 흩어진 이야기를 모아 나라의 정신을 다시 세우는 일이 더 절박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 승려가 ‘일연’이고, 그 기록이 ‘삼국유사’며, 그 땅이 바로 ‘군위’다. 지금 군위는 다시 한 번 변곡점 앞에서 잃어버린 흐름을 잇는 선택을 하고 있다. 군위군은 지금 대구 편입, 통합신공항 건설, 군부대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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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5.11.2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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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11월 19일은 아동학대 예방의 날입니다. 경찰관으로서 아동학대현장에서 상처 입은 피해 아동들을 직접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작은 몸으로 상처를 안고 있는 아이를 볼 때면 “조금만 더 일찍 누군가가 관심을 가졌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동학대는 외부로 보이는 폭력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따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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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5.11.1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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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에는 하루에도 여러 번 무심코 지나치는 문들이 정말 많다. 현관문이나 출입문, 비상문처럼 항상 우리 곁에 있지만, 평소엔 존재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중에는 꼭 닫혀 있어야만 우리를 지켜주는 특별한 문이 있습니다. 바로 ‘방화문’입니다. 평소에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화재가 나면 이 문 하나가 우리 가족의 생명을 든든하게 지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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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5.11.1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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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경주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지방도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역사적인 무대였다. 21개 회원국 정상과 2만여 명의 인사들이 경주를 찾았고, ‘한국의 멋과 정신이 살아 있는 도시’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행사 기간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모든 일정이 완벽하게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시민 한 분 한 분의 성숙한 협조와 참여 덕분이었다. 이번 APEC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시민 여러분이었다. APEC 유치와 준비, 그리고 성공적인 마무리까지 모든 과정이 시민의 손으로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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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5.11.1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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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올해 1~9월에 발생한 물품구매 사기 피해 접수 건수는 4506건, 피해액은 73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이스 피싱이란 악몽에서 깨어나고 있을 때쯤 관공서를 사칭한 물품구매 사기가 또다시 서민들의 피 같은 돈을 노리고 있다. 이 사기 수법은 관공서에서 대량 주문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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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5.11.1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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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한의 명의 화타(華佗)처럼, 병이 나기 전 사람의 삶을 어루만지는 의사가 되고 싶다.”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평생을 환자를 위해 헌신하고, 나눔의 길을 걸어왔으니 이제는 조금 쉬어도 되지 않겠느냐고. 가끔은 이길녀 총장처럼 골프도 치고, 여유를 즐기며 살아보라는 권유도 받는다. 그러나 나는 진료실의 불을 끄지 않는다. 세상은 잠시 멈추라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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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5.11.0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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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발전을 위하여 절실한 애착을 가지면 국가의 대동맥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그 당시의 열정을 다시 한번 되살려 본다. 지난 포항시장 재임 시절, 포항 발전을 위해 열정적으로 추진했던 ‘영일만대교’는 단순한 순환 도로망 구축을 넘어, 포항이 해양관광 거점도시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일념 하나로 계획되었다. ‘영일만대교’라 작명하고 동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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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5.11.0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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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난방기기를 꺼내는 손길이 바빠집니다. 하지만 따뜻함을 준비하는 이 시기야말로, 우리 모두가 가장 경계해야 할 때이기도 합니다. 화재는 잠깐의 방심에서 시작되고, 그 피해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소방청은 매년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해, 전국적으로 다양한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 안전을 습관으로 만들어가자는 약속이기도 합니다.겨울철에는 난방기기 사용이 늘고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화재 위험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실제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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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5.11.0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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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일상을 바꾸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이른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이제 특정 산업이나 기업만의 변화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더 이상 ‘디지털 기술’은 미래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을 이해하고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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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5.11.0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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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이스피싱 범죄가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경찰, 검찰, 금융기관을 사칭하거나 대출을 미끼로 개인정보를 빼내는 수법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피해자들은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의 전화 한 통에 평생 모은 돈을 잃어 주위를 안타깝게 한다. 보이스피싱의 핵심은 공포심 조장과 신뢰 조작이다. 범죄자들은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 등 긴급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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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5.10.2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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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가을철, 전국 각지에서 지역축제가 다양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축제는 지역 주민과 방문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중요한 행사지만 많은 인파가 몰리는 만큼 안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지난 2022년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수많은 인파가 좁은 골목에 몰리면서 비극적인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이와 같은 대형 참사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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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5.10.2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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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고도 경주가 지금, 다시 세계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며칠 뒤 열릴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둔 경주는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고 생동감이 넘칩니다. 이번 회의는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이는 무대이자, 경주의 미래를 새롭게 여는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지난해 개최지로 선정된 이후, 경주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이자 검증된 국제회의 도시’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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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5.10.2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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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헌법 제21조에 언론·출판의 자유와 함께 규정돼 있는 집회·결사의 자유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 중 하나다.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과 집회·결사의 권리를 보장하는 중요한 헌법적 근거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정치적 자유로 국민의 의사 표현과 사회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따르면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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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5.10.2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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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베오(Numbeo)가 발표한 2025년 국가별 안전지수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147개국 중 17위로 상위 10% 가까운 수치로 높은 수준의 안전도를 나타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정도이지만 최근 잇따른 초등학교 주변 '어린이 유괴 미수 사건'으로 부모님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다. 어린이 대상 범죄는 피해 어린이와 그 가족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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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5.10.2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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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태어나 누구나 몇 단계의 삶을 산다. 유년기와 학습의 시기를 25세~30세까지 보내고, 30세를 전후로 직장이나 사회생활을 시작하여 60세~65세를 전후로 대부분 은퇴를 한다. 물론 이 범주에 들지 않는 예외적인 직종이나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2024년 인구통계에 의하면 포항시 인구는 49만1000명인데 6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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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5.10.1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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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2019~2023년) 연평균 산악사고는 1만681건으로 가을철 등산 인구가 증가하면서 추락·실족·탈진 등 각종 산악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10월은 단풍이 시작되고 야생버섯이 풍성하게 자라는 계절이라서 다른 계절에 비해 산을 찾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경북에는 금오산·주왕산·내연산·팔공산 등 자연경관과 역사적인 가치가 뛰어난 산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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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5.10.1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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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 문충리에 상징공원 조성,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포항시 남구 오천읍은 고려 말 충절의 상징, 포은(圃隱) 정몽주 선생의 본향이며 고향이다. 그러나 정몽주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계승할 상징공간 하나 없는 현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생가터 복원과 기념공원 조성의 필요성이 제기된 지 8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진전이 없다. 정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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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찬 기자
2025.10.12 1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