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호주대사 임명 25일만에 사의
"서울에 남아 공수처에 강력 대응"
총선 리스크 커지자 거취 결정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위산업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위산업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9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외교부는 “이 대사 본인의 강력한 사의 표명에 따라 임명권자인 대통령께 보고드려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사와 같은 특임공관장은 외교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용한다. 따라서 사의 수리도 대통령 재가를 거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대사 측 변호인인 김재훈 변호사는 입장문을 발표해 “이종섭 주호주 대사는 금일 아래와 같이 외교부 장관께 사의를 표명하였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 대사는) 그동안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에 빨리 조사해 줄 것을 계속 요구해 왔다, 그러나 공수처는 아직도 수사기일을 잡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사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가 끝나도 서울에 남아 모든 절차에 끝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 주호주대사 직을 면해주기 바란다는 사의를 표명했고, 꼭 수리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채 사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는 이 대사의 사의 표명은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지 25일만이다. 

이 대사는 수사 외압 의혹의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공수처가 소환을 미루며 사태가 장기화하면 총선에서 악재로 작용하고 정부 신뢰에도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일 외교부는 공관장 인사 보도자료를 통해 이종섭 전 장관을 주호주 대사로 임명했다. 이에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잘못된 인사라는 비판이 높아졌다. 

이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귀국 요구가 있었고 부임한지 11일 만인 21일 이 대사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를 명분으로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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